지난 3분기 유로화 약세로 가계 소비와 기업 재고가 늘어나면서 유로존 경제는 완만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와 난민 문제에 봉착하면서 4분기와 내년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가운데 향후 유로존이 어떤 부양 카드를 꺼내게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 백화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파리 테
러로 유로존 4분기 경제의 위축 여부에 이목이 쏠리
고 있다. 사진/로이터
8일(현지시간) 유럽연합 통계청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전분기 대비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에 발표된 예비치에 부합하는 결과다. 연율 기준으로 성장률은 1.6%를 기록해 예비치와 동일한 결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강대국 독일과 프랑스는 분기 대비 0.3% 성장률을 기록해 유로존 경제를 견인했다. 특히 3분기 동안 가계와 정부 지출이 급증하고 기업들의 재고 역시 늘어나면서 유로존 성장이 두드러졌다. WSJ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정책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띄면서 가계 지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3분기 성적표가 양호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이 없는 상황이다. WSJ은 유로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여전히 부진했으며 기업들의 투자도 제자리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수출이 둔화되고 있어 4분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고 증가는 경제 위축의 잠재적 신호라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고 증가는 대내외적으로 집계된 수요보다 더 많이 생산하고 있다는 것으로 기업들이 신규 주문이나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WSJ은 수요가 이에 뒷받침 되지 못해 재고 소진이 되지 않을 경우 4분기 성장 둔화로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이 4분기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 것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 테러가 유로존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난민 문제에 봉착하면서 유로존 국가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우려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WSJ은 파리 테러로 유로존 국가들의 기업, 소비 심리가 얼마나 위축되는지 여부가 향후 수 개월 유럽 경제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파리 테러 영향으로 4분기 경제성장률을 0.3% 증가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전망치 보다 0.1%포인트 내린 것으로 제조와 서비스 부문에서 10월 대비 11월 지표가 좋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3일 ECB 정례회의에서 “ECB는 현재까지 지정학적인 보안 위협이 유로존 경제 전반에 확산되는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ECB는 테러와 관련한 경제 활동 추이 영향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3일 단행된 ECB 부양책이 유로화와 경제 지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여부와 함께 ECB가 유로존 부양을 위해 꺼내 놓을 추가 조치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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