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첫 재판에서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엄상필) 심리로 18일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 의원의 변호인은 이 같이 밝히며 "그 외 혐의와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구성 요건에 나온 사실관계 모두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정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의 사이를 '보은 관계'로 규정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관련자들의 진술조서 등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이 전 의원은 정 전 회장의 선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지난 2009년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당시 유력 후보였던 윤석만(68) 포스코건설 회장을 제치고 회장직에 올랐다.
당시 업계와 지역에서는 포스코그룹 출신인 윤 회장 대신 포스코건설 출신인 정 전 회장의 취임을 두고 이 전 의원과 박영준(56)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또 정 전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이 전 의원과 관계가 깊은 업체에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줬다는 의혹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다음 2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지난 2009년~2010년까지 포스코로부터 군사상 고도 제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자신의 지인이 만든 기획법인 3곳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26억여원을 취득한 혐의로 지난 29일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 전 의원은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2012년 7월 구속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고 이듬해 9월 만기 출소한 바 있다.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지난 10월6일 새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