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강진웅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가 진통 끝에 올해 임금협상을 연내 극적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하지만 양사는 단체협상과 관련해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내년에도 노사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8850명을 대상으로 지난 28일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대비 59.72%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 노사가 마련한 합의안에는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성과급 300%+200만원 ▲고급차 런칭 격려금 50%+100만원 ▲품질격려금 50%+100만원 ▲별도합의주식 20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주간연속 2교대제 8+8시간 시행 등이 담겨 있다.
앞서 같은 날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 현대중공업 역시 투표에 참가한 1만5131명(전체 조합원 1만7134명) 가운데 58.78%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000원 인상) ▲격려금 100%+150만원 ▲자격수당 인상 등 임금체계 개선 ▲성과금 지급 기준 개선 ▲사내근로복지기금 20억원 출연 ▲특별휴가 1일(1월11일) 등이다.
이번 양사의 임금협상 타결은 지난 6개월 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업계에서는 연내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하지만 양사 노조는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 회사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연내 타결을 이뤄내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극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양사는 임금협상 연내 타결로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는 평가지만, 이와 별개로 단체협상 측면에서 양사 모두 마땅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만큼 내년 노사 간 대립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이번 합의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인 통상임금 확대와 임금피크제 시행을 정리하지 못해 향후 노사 갈등의 여지를 남겼다.
특히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느냐 여부를 놓고 벌이고 있는 통상임금 확대 문제는 이미 소송까지 벌일 만큼 갈등의 골이 깊다. 또 임금피크제 적용 역시 명확한 시행안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일단 노사는 간부사원 조합원들에게 우선 적용하고, 일반 조합원은 내년 단체교섭에서 협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쟁점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뒤로 미룬 채 올해 임단협만 마무리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통상임금 확대와 임금피크제는 양측 모두 민감한 사안으로 다루고 있어 노사의 대립은 내년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올해에는 임금협상만 진행된 반면 내년 통상임금 등을 포함한 단체협상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어서 노사 간 갈등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지난 2012년부터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해 기본급 인상에 성공한 현대차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할 것으로 보여 내년 임금협상마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은 조합원들이 회사의 절박한 상황과 진정성을 이해해주면서 타결에 성공했지만 내년에는 협상이 좀 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체협상은 연월차 정리 및 휴가일수, 정년 등 근로조건과 통상임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현대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임단협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강진웅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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