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화려한 내수잔치 속 수출 어두운 그림자
수출부진에 화려한 내수 판매 불구, 실속없던 한 해 농사
올해 전망, 본격 저성장기 돌입·국내 역신장 등 악재에 '흐림'
2016-01-05 16:38:18 2016-01-05 16:38:31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2년 연속 판매 신장에 성공한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마냥 웃을수 만은 없게됐다. 역대 판매 기록을 갱신하는 내수 실적을 거뒀지만, 수출 감소가 발목을 잡으며 전체 판매는 제자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올해는 여전히 어려운 해외판매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믿었던 내수시장마저 뒷걸음질이 예상돼 체감 감소율 여파가 더욱 크게 다가올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개사의 2015년 내수 시장 성적표는 화려했다. 5개사는 한해 동안 국내에서 총 157만9706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8.7%의 증가율은 물론, 지난 1996년 이후 20여년만의 최대 기록이다.
 
각 사별 의미있는 기록들도 쏟아졌다. 기아차(000270)는 지난해에 비해 13.4% 증가한 52만7500대를 판매하며 2010년 이후 5년만에 두 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차(005380)도 4.2%의 증가한 71만4121대를 판매해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월간 최대 판매실적 기록을 경신하며 한해를 기분좋게 마무리 한 한국지엠도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최대 연간 실적인 15만8404대를 팔아치웠다. 쌍용차(003620) 역시 출시 이후 꾸준히 효자 역할을 해온 티볼리를 등에 업고 44%라는 업계 최대 수준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 12년만에 최대 내수판매를 달성하며 르노삼성을 제치고 업계 4위에 올랐다.
 
여기에 지난 12월 전월 대비 70%의 판매 증가한 르노삼성이 비록 14대에 불과하지만 전년 대비 증가한 판매를 기록했다.
 
안방에선 기분을 냈지만 밖에선 여전히 힘을 못 썼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총 677만4201를 해외에서 판매했다. 판매 감소율 자체는 1.2%에 불과했지만 각 4.2%와 13.4%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국내 판매 실적을 깎아먹으며 전체 판매는 소폭 역신장하는 데 그쳤다.
 
국내 판매 증가율과 유사한 수준인 2.7%의 수출 감소량을 보인 한국지엠도 전체 판매가 1.4% 줄었고, 극심한 수출 부진에 시달려온 쌍용차는 수출량 감소율을 30% 후반대로 완화시킨 것 정도가 겨우 위안이 됐다. '출범 이후 최대' 또는 '12년만의 최대' 내수 판매라는 수식어에 비해 아쉬운 실적이다.
 
국내 5개사 중 유일하게 수출량이 증가한 르노삼성도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다. 지난해 14만9065대를 수출한 르노삼성은 위탁 생산 방식의 닛산 로그가 78.9%(14만9065대)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며 전년 대비 65.9%의 높은 증가율이 빛이 바랬다. 닛산 로그를 제외한 르노삼성의 지난해 수출량은 전년 6만3384대의 절반 수준인 3만1505대에 불과하다. 
 
저마다 화려한 내수시장 성적표를 내걸었지만 3년 연속 지속된 수출 감소세에 별다른 실속 없이 한해 농사를 마무리한 셈이다. 특히 올해는 중국 성장 둔화와 유럽 회복, 신흥국 침체 등의 악재가 겹치며 본격적 저성장기에 돌입해 더욱 녹록치 않아보인다. 
 
특히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5.8%, 8.6%의 증가율을 보인 내수 시장 규모마저 신차 부족과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소멸 등에 3.1%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여 전망은 더욱 어둡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산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약 10만대 가량의 판매 확대에 기여한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착시 효과' 측면이 강하다"며 "올해는 내수시장 마저 뒷걸음질이 예상되는 만큼 전체 판매 감소에 대한 여파는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의 수출량은 최근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해안 항만에서 선적을 대기 중인 수출용 차량들. 사진/뉴스1.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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