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내각 관료들이 EU 탈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하면서 브렉시트의 현실화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런던 다우닝 스트리트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관저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캐머런 영국 총리는 회의에서 “각료가 내각 일원을 유지하면서 브렉시트 찬반에 대한 개인적 입장을 취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탈퇴를 지지하는 일부 각료들이 캐머런 총리에게 강력히 요구해온 조건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동안 EU 탈퇴에 강경한 일부 각료는 해당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내각에서 사퇴하겠다고 총리를 압박해왔다.
본래 영국 내각은 각료 본인의 동의와 관계없이 내각에서 결정된 ‘집단적 책임’에 대한 관행이 준수됐으나 이번 브렉시트 국민 투표에 관해 예외가 허용된 것이다.
이로써 크리스 그레일링 하원 원내대표와 테레사 빌리어스 북아일랜드담당장관을 포함해 현재 내각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개인적인 캠페인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특히 브렉시트와 EU 잔류에 대한 정부 입장이 표명되더라도 EU 탈퇴를 주장할 수 있다.
캐머런 총리는 내년 말까지 브렉시트 찬반의 국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말했으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투표 시기가 앞당겨져 올해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FT는 빠르면 오는 6~7월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FT는 각료들의 개인적인 캠페인이 국민투표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지 정확하지 않으나 최근 영국 내 브렉시트 찬성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브렉시트 가능성은 확실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가 실시한 분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내 기업들 가운데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비율이 62%로 절반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나 비율은 6개월 전(74%)보다 줄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소시에테제네랄 등 글로벌은행(IB)들이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경제가 10년 간 정체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국민투표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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