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에 타거나 낙서, 습기 등으로 폐기한 손상화폐가 3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폐기 장수만 6억장으로 이를 쌓을 경우 백두산의 23배, 에베레스트산의 7배 높이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5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3조3955억원으로 전년(2조9847억원)보다 13.8%(4108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폐기한 손상화폐는 지폐(은행권)가 3조3939억원, 동전(주화)이 16억원에 달했다. 이를 새 돈으로 교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만 563억원에 이른다.
손상화폐 폐기액은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 2011년 1조7333억원이었던 손상화폐 규모는 2012년 1조8337억원, 2013년 2조2125억원, 2014년 2조9832억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5만원권은 2014년 763억원에서 지난해 1244억원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어 1만원권(2조7678억원), 1000원권(2795억원), 5000원권(222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은행권의 지폐 폐기 장수는 6억장에 달했다. 이는 5톤 트럭 112대분에 해당되며, 이를 쌓을 경우 백두산 높이의 23배, 에베레스트산의 7배에 이른다. 모두 연결할 경우에는 경부고속도로를 약 103회 왕복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은행권의 손상화폐는 주로 불의 탄 경우가 1150건으로 가장 많았고, 습기 및 장판 밑 눌림 등에 의한 경우가 1980건, 칼질 등에 의해 조각난 경우가 650건으로 각각 조사됐다.
한편 한국은행은 개인의 재산손실 방지 및 화폐제조비 절감을 위해 훼손된 지폐의 남은 면적이 4분의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4분의3~5분의2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반액을 교환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손상화폐는 한국은행 서울본부 및 전국 지역본부에서 바꿀 수 있으며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 가까운 은행이나 우체국에서도 교환받을 수 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낙서 등으로 훼손된 은행권/사진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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