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오랜 숙제, 교육교부금 개편
2026-07-13 06:00:00 2026-07-13 06:00:00
 요새 들여다보고 있는 이슈가 있다. 반세기 동안 묵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이다. 지난 1972년 도입 이후 역대 정부에서도 손대지 못했던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 공론화가 본격화됐다. 어떻게 흘러갈지 꽤나 흥미롭고 진지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으로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교육교부금 개편을 두고 지난 8일 사상 첫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54년간 유지돼 온 국가 교육재정 개혁의 필요성이 커진 탓에 두 부처는 공개토론회를 열면서 포문을 열었다. 물론 토론회는 찬성과 반대 측이 맞서며 평행선으로 끝났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공론화의 장이 열렸다는 점이다.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정되는 교육교부금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어져왔는데, 이제 국민적 공감대와 문제의식 등이 모아지며 어젠다 형성이 이뤄졌다는 게 눈여겨볼 대목이다. 본격 공론화를 시작했으니 제도 개편에 어떻게 든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교육교부금은 초·중등 교육의 핵심 재원이다. 1972년 도입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그해에 걷힌 내국세에서 20.79%를 의무적으로 떼어내 시·도 교육청에 우선 배정한다. 당시 학생 수가 급증한 시기에 안정적으로 초·중등 교육 재정을 확보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내국세 연동이라는 경직적인 구조는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 10년 사이 학생 수는 21% 감소했는데, 교육교부금 규모는 두 배로 급증했다. 넘치는 교육교부금은 현금성 지원과 교직원 복지, 대규모 기금 적립 등에 쓰이며 방만 운용 논란을 빚었다.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들이 현금 살포 공약을 쏟아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교부금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떼어 배정하는 현행 연동 구조를 손볼 것인가의 문제다. 또 현재 교육교부금 용처가 초·중등 교육에 묶여 있기에 교부금의 용처를 아래로는 영유아 교육, 위로는 고등교육까지 넓힐지의 여부다.
 
이를 두고 기획처와 교육부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내국세에 연동하는 현 제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개편을 통해 확보된 재원은 영유아, 고등교육, 평생교육, 국가 인재 유출 방지 등 인재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개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육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회가 합의한 안전망이 내국세의 20.79%였다"며 연동 폐지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은 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매년 실제 수요를 재산정한 뒤 교육 예산을 적절하게 수립·집행하고 있다. 이 같은 시대 흐름 속에서도 우리나라처럼 국민 세금을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쓰는 나라가 있을까. 하지만 역대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개편 논의가 있었지만 번번이 교육계 기득권의 반발에 막혀 실패로 돌아갔다. 진작에 합리적으로 개편했어야 할 문제를 너무 오랜 시간 놔뒀다. 이번에는 반드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지금은 1972년이 아닌 2026년이다. 해묵은 과제 교육교부금을 반드시 뜯어고쳐 왜곡된 국가적 자원 배분을 막아야 한다. 
 
박진아 정책팀장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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