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선수들이 국내 프로야구인 KBO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 폐지와 더불어 최근 늘어난 국내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덕분에 KBO 리그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분위기다.
올겨울 외국인 선수 영입전에 정점을 찍은 건 한화다. 최근 복수의 외신과 스프링캠프에 참여 중인 한화 구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윌린 로사리오(27)의 한화행이 초읽기라는 소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로사리오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콜로라도에서 포수로 활약한, 사실상의 현역 메이저리거다. 2014년에는 류현진(LA다저스)을 상대로 홈런을 때리는 등 눈에 익은 선수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 4447경기에서 71홈런을 기록하며 타율 0.273이라는 준수한 성적도 기록했다. 로사리오의 계약이 공식 발표될 경우 한화는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보여줬던 에스밀 로저스(31)와 함께 또 다른 메이저리거 출신 외국인 선수 구성을 갖춘다.
이러한 현상은 KBO리그 전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헥터 노에시(29·KIA), 헥터 고메즈(28·SK), 앨런 웹스터(26·삼성) 등 메이저리그 출신인데다 선수 생활도 한참 남은 선수들이 KBO리그에 나타났다. 모두 20대의 젊은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과거처럼 한물간 선수들이 선수 생활 막판에 국내로 들어오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이처럼 KBO리그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는 원인으로는 2014년에 1월에 삭제한 '외국인 선수 연봉 제한 규정'이 첫손에 꼽힌다. 야구계가 연봉 총액 30만달러 이하의 외국인 선수만 영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규정을 과감히 없애면서 각 구단은 합법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국내 프로 스포츠 중 KBO리그가 가장 많은 인기를 받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KBO리그는 지난해 762만2494명의 관중을 불러 모아 역대 최다관중 기록을 깼다. 이런 인기와 더불어 유력 대기업들을 등에 업은 모기업들이 돈을 풀면서 눈에 띄게 화려한 외국인 선수의 등장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밖으로는 류현진과 강정호(피츠버그) 같은 메이저리거의 활약과 올 시즌에도 이어진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빼놓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박병호, 김현수, 오승환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도 메이저리그 수준의 이른바 '보장 연봉'을 받는 계약 옵션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과거 박찬호(은퇴)가 활약하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당시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조건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의 달라진 입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한국 야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해내는 중이다. KBO리그에서 곧장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늘면서 대외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만약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까지 계약 소식을 전해올 경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양쪽 모두에 한국인 선수가 포함된다.
여기에다 화려한 외국인 선수들까지 KBO리그 그라운드를 수놓을 참이어서 야구팬들의 아침 저녁이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국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계약 중인 것으로 알려진 윌린 로사리오. 사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에서 활약할 당시 모습. 사진/덴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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