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성수신장치(GPS)를 이용한 애플 아이폰의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허가 사안'으로 판단한 것을 놓고, 업계에서 이런 저런 뒷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가 비교적 심도가 있는 기술적 문제인 LBS 문제를 어떻게 포착해, 애플 아이폰의 국내도입에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냈느냐는 궁금증 때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이폰의 국내상륙에 부담을 느낀 국내 유력업체 A사와 B사의 물밑작업의 결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방통위 관계자들이 "국내 사업자들이 귀뜸을 해줘서 확인해 본 것이지, 아니면 그냥 모르고 넘어갔을 거다"라고 말을 하고 있다.
통신정책국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업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LBS건도 사업자들의 제보가 없었다면 알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들이 얘기하는 A사는 단말기 제조사고, B사는 통신사업자다.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의 경우 그동안 독점해오던 안방 시장을 일부나마 아이폰에 내주면, 그 영향이 글로벌시장에서의 영업차질이나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욱이 현재 외국시장보다 높게 책정돼 있는 국내의 높은 단말기 마진율이 아이폰이라는 외산 단말기 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사업자들 역시 경쟁사인 KT가 애플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 도입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상륙저지 작전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다른 변수가 없는 한 애플의 신형 아이폰을 다음 달 중순 이전 기기값 29만9000원(월 7만원 요금제 2년 약정 조건)에 출시할 계획이며, 출시 뒤 아이폰 기기값을 포함해 7만원짜리 요금제 중 절반을 애플 몫으로 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아이폰 도입은 별 이득이 없는 일이지만, 경쟁사인 KT가 가면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KT와 애플이 합의한 방식이 마뜩치 않으니, 다른 수를 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A사와 B사는 공식적으로 이런 사실들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동통신 요금제 등을 다루는 방통위 통신정책국은 애플 아이폰 국내 도입을 위한 관련 행정절차를 거의 마무리 해놓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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