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손님' 타박에 분 참지 못한 분식집 주인, 징역 15년 확정
2016-01-27 06:00:00 2016-01-27 06:00:00
평소 괜한 트집을 잡아 괴롭히던 손님과 술을 마신 자리에서 모욕적인 말을 듣고 격분해 손님을 살해한 분식집 주인에게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손님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신모씨(54)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신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해왔는데 2015년 1월 손님으로 찾아온 차모(48)씨와 사이가 안 좋았다. 차씨가 거의 매일 저녁 소주 1병을 가지고 가게를 찾아와 음식은 주문하지 않고 어묵국물만 얻어먹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씨는 신씨의 처에게 “돼지국밥에는 소주를 먹어야 하는데 왜 소주를 팔지 않느냐.”, “음식이 왜 이리 짜냐”, “오뎅 국물 맛이 이상하다”는 등 갖은 음식 타박을 하거나 신씨 부부를 비아냥거렸다.
 
그러던 중 같은해 2월 신씨가 홀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차씨가 찾아와 함께 술을 마셨다. 두 사람은 약 4시간 정도 소주 4병을 나눠 마시다가 가게 문을 닫고 식당 내실로 자리를 옮겨 소주를 1병 나눠마셨다.
 
이 과정에서 차씨는 “술만 처먹고 능력도 없는 것이 주제 파악을 못한다”고 비아냥 거렸고 신씨가 이에 격분해 식당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차씨를 그 자리에서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신씨는 재판과정에서 과거 알콜중독 경험이 있고 사건 당시에도 술을 많이 마신 심신미약 상태로 차씨를 살해할 고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비록 그런 사정이 있더라도 범행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진술하는 등 정황을 종합해볼 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신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신씨가 범행 직후 자수한 점, 술을 마신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점, 유족에게 1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에 신씨가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으나 결국 1심대로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사진/뉴스토마토DB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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