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수수료 최고 39%
수수료 결정은 백화점이…불공정행위 등 갑질 여전
2016-01-31 13:19:49 2016-01-31 13:23:31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국내 대형 백화점들이 납품 중소기업들에게 최고 39%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31일 지난해 12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에 납품하는 208개 중소기업의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과다한 수수료 문제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백화점별로 보면 롯데백화점은 구두·액세서리·패션잡화 부문에서 최고 39%, 의류 부문에서 37%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은 생활용품과 주방용품 부문에서 36%, 의류에서 35%를 요구했고, 현대백화점은 가구·인테리어 부문에서 38%, 의류에서 36%까지 판매수수료를 부과했다.
 
수수료 결정방법에 대해 응답자의 40.2%는 "백화점과 합의해 조정", 34.6%는 "백화점 제시 수준을 수용"한다고 답했다. 업체들의 47.5%는 수수료 결정시 "협상력이 적다"고 답했으며, 44.1%는 "보통"이라고 말해 수수료 결정이 갑의 위치에 있는 백화점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해결을 위한 정책적 방안으로는 응답자의 53.6%가 "세일 할인율만큼 수수료율을 할인감면 적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판매수수료 결정방식과 업체 수수료 협상력 통계자료. 자료/중소기업중앙회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업체도 30% 가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 상품거래, 판촉·세일, 인테리어, 기타 등 5개 부문에서 총 25개의 불공정거래 항목을 제시한 결과, 29.8%가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56.4%는 2가지 이상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들은 납품업체들과 거래를 할 때에도 재고부담을 안는 '직매입' 방식(3.8%)은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납품업체의 제품을 외상으로 사서 장사한 후 남은 제품을 반품하는 '특약매입' 방식이 86.1%로 절대적이었다.
 
백화점과 거래하고 있는 A사의 대표는 "백화점은 매출이 적은 업체의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방법으로 평균 수수료율을 관리해 정부의 감시망을 피하고 있다"며 "개별 업체의 수수료 분석을 통해 판매수수료 평균값의 허실을 파악하고 납품기업들이 대형 유통업체의 갑질에 대항해 수수료 협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정책적 방안에 대해서는 '표준계약서 보급 확대'(23.1%)와 '동반성장지수 평가 확대 반영'(22.1%)가 가장 많이 꼽혔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산업지원본부장은 "백화점은 납품기업에 위험을 모두 떠넘기는 부동산 임대업체"라며 "공정위는 백화점의 불공정행위, 판매수수료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현대백화점 판교점,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진/각사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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