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뛰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2578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3065억원) 간신히 지켜냈던 매출 3000억원선이 깨지면서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매출 순위도 지난해 말 상장한
잇츠스킨(226320)에게 4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잇츠스킨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253억원으로 2014년 전체 연매출(2419억원)에 육박했다. 업계는 달팽이크림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잇츠스킨이 지난해 2900억원 수준의 연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치대로라면 잇츠스킨이 에뛰드의 발목을 잡게 된다. 잇츠스킨의 실적은 설 이후 공시될 예정이다.
에뛰드는 또 다른 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에도 순위가 밀릴 판이다. 올해 상장을 노리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잠정 매출액을 약 2800억원 수준으로 자체 집계했다.
이대로 두 회사의 실적이 확정될 경우 2014년 4위였던 에뛰드의 매출 순위는 6위로 추락하게 된다. 아모레퍼시픽이 꼽고 있는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 중 하나인 에뛰드의 초라한 성적표다.
그룹 내부에서도 둘째딸 격인 '이니스프리'와 비교된다. 이니스프리는 1년새 30%나 성장한 592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업계 1위 더페이스샵(6291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에뛰드의 진짜 위기는 단순히 경쟁사의 성장 때문에 매출 순위가 하락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스로의 매출이 2년째 10% 가까이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에뛰드의 질적 성장을 위해 대형마트 매장을 축소하고, 매장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 등 지속적인 마케팅 투자 비용을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지만 업계의 분석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공주풍'의 콘셉트에 실증을 느낀 20~30대 여성고객들의 외면과 상대적으로 이윤률이 낮은 색조 화장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 등이 실적부진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 연매출이 2년째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3000억원선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잇츠스킨과 네이처리퍼블릭 등 경쟁사에 밀려 로드숍 업계 매출순위가 6위로 추락할 위기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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