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M&A 앞두고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발표 전전긍긍
결합상품시장 평가 첫 반영…SKT-CJ헬로 M&A 결정적 변수
2016-02-04 15:27:43 2016-02-04 15:28:14
미래창조과학부가 SK텔레콤(017670)CJ헬로비전(037560)의 인수합병(M&A)을 앞두고 ‘2015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번 평가분부터는 인수합병 심사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는 ‘결합상품시장 평가’가 반영된다. 결과에 따라 SK텔레콤 ‘봐주기’ 논란이 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4일 미래부에 따르면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는 인수합병 정책이 발표되는 시점 또는 그 이후로 미뤄질 예정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발표 결과에 따라 인수합병 허가 여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지고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년 일정 시점에 공개하던 자료를 일반 기업의 인수합병 때문에 수 개월씩 늦춘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낳고 있다. 2014년과 2013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홈페이지에 각각 당해 11월 게재돼 있다. 2015년 평가 발표도 이미 지난 12월부터 공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SK텔레콤 목표대로 인수합병 절차가 오는 4월1일 마무리된다면 적어도 2~3개월 이상 평가 발표가 미뤄지는 셈이다.
 
결합상품 시장의 지배력 전이 여부는 방송·통신 시장의 오래된 갈등 요소다. 특히 지난해엔 이통사와 케이블TV 업계까지 가세해 SK텔레콤과 반 SK텔레콤 진영으로 나뉘어 1위 사업자의 지배력 확장을 두고 치열한 논리싸움을 펼쳤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결합상품 제도개선안’을 발표했고, 미래부는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과정에서 결합상품 시장 조사에 별도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당 자료의 민감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KT(030200)LG유플러스(032640)는 “SK텔레콤이 결합 판매를 통해 통신시장 지배력을 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등으로 전이시켜 경쟁제한성을 야기할 것”이라며 인수합병에 결사 반대하고 있어, 정부 인가심사에서도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 12월 발표한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방송·통신 결합상품 가입자 중 이동전화가 포함된 가입자 비중은 2013년 28.2%에서 지난해 6월 41.4%로 증가했다. 이 중 KT의 점유율은 감소한 반면 SK군과 LG유플러스 점유율은 늘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결합상품 시장은 현재 상황이 어떤지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모두 살펴야 하고, 시장 획정, 결합 구성상품, 사업자별 점유율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결합상품 경쟁상황평가가 처음인 만큼 더욱 철저하게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 결과에는 정부와 업계가 고민한 결합상품 시장의 문제점 또는 우려의 소지가 객관적인 수치로서 반영될 예정이다. 방송·통신 시장의 대형 인수합병을 앞두고 이를 바라보는 모든 이에게 주요 판단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개최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김미연 기자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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