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기준금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렌드가 되며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유럽이 도입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 대열에 올 들어 일본이 들어선 가운데 금리인상을 예상했던 미국마저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고, 이미 마이너스인 스웨덴은 금리를 더 떨어뜨렸다.
현재 전 세계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나라는 유로존과 일본,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 5개 경제권으로 세계 경제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고 돈을 빌리면 이자를 내는 게 당연한 금융의 원리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세금(보관료)을 내야 하는 것이다. 목적은 마이너스 금리에서는 돈을 쌓아놓을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점에서 돈을 쓰는 게 유리해지고, 이것은 투자와 소비를 늘려 통화가치 하락과 주가 상승을 이끌어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당국이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낼 정도로 경기가 나쁘다는 신호일 뿐 아니라 당국에 남은 부양책이 거의 없다는 우려로 읽혀졌다. 또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은행권 실적 악화와 부실→대출 위축→실물경제 둔화→디플레이션 확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실 마이너스 금리는 영어로 'minus rate'가 아니라 'negative interest rate'이다. 말 그대로 부정적인 상황을 반영한다는 얘기다.
일본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정반대로, 주가는 급락하고 엔화가치는 급등하며 디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유럽 사정도 비슷하다. 대형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올 들어 유로Stoxx 은행지수는 작년 말에 비해 27%, 작년 4월 고점 대비로는 42% 폭락했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저치다.
경기를 부양시키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자 내놓은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도리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만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중앙은행들이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중앙은행의 정책 실패로까지 지목되고 있는 각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멜트다운(대폭락)’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뇌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선영 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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