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황영기 KB금융 회장이 자신에게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내린 금융당국과 법정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에 이어 예금보험공사도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큰 데다, 황 회장측 역시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오는 9일 열릴 예금보험위원회에 황 회장에 대한 징계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결단'을 내린 만큼, 그동안 황 회장 징계를 미뤄온 예보도 비슷한 수준의 징계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예보가 황 회장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금감원, 예보의 징계와는 별도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이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로 손실을 본 것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황 회장측은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오는 9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제재심의위가 올린 징계안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섣불리 대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제재심의위의 징계결정이 내려질 당시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의 최종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필요한 게 있다면 금융당국이 징계방침을 확정한 뒤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간 금감원에 맞서 황 회장측이 보인 입장을 되짚어볼 때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황 회장측은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을 사후에 묻는 사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금감원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황 회장측이 '명예회복'에 방점을 두고 움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장 재직 당시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맞서온 그의 성향에 비춰볼 때 금융당국과 예보의 결정을 수긍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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