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당분간 확장적 거시정책 유지"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
"하방위험요인 남아..낙관론 자제해야"
2009-09-08 12:00:00 2009-09-08 19:08:46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정부는 하반기 우리 경제가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의 불안 등의 아직 하방 위험요인이 남아있어 성급한 낙관론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8일 '거시경제안정보고서'에서 이같은 내용의 거시경제여건 전망을 발표하며 섣부른 움직임보다는 상황에 따른 경제운용 방향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 세계 경제 회복..'글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 6월과 7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부터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고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효과가 가시화된다며 성장률을 각각 -2.2%, -1.4%로 이전보다 상향 조정했고, 내년에는 2.3%, 2.5%의 플러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고용부진과 저축률 상승에 따른 민간투자와 소비 둔화가 지속되고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그림자 재고 등의 위험요인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도 마찬가지로 각국의 정책대응과 유동성 공급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실물부문의 유동성 공급이 제한돼 본격적인 신용경색 완화에는 다소 시일 걸릴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또 경기회복세에 따른 상승 움직임에도 국제 유가는 당분간 1배럴당 65~75달러대를 유지하겠지만 비철금속과 국제곡물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은 전략적 비축수요 증가와 환율변동으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 韓경제 대외 주요변수, 성장률·유(油)가·환율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각종 대외 경제여건 변수중 세계경제 성장률과 국제유가, 환율변화 등이 우리경제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KDI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P) 하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수출은 1.05%p 줄어들고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수지는 0.4%p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출감소에 따른 내수위축으로 소비자물가도 0.05%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제주체의 실질구매력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의 상승 움직임의 경우 내수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경상수지도 악화시켜 유가가 10%이상 오르면 성장률은 0.2%p내외로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KDI는 환률 하락은 물가내려 내수를 늘리는 대신 순수출도 줄이게 돼 단기적으로는 성장률을 낮추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 경기 지표 개선 조짐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실시한 희망근로 프로젝트 등 공공부문 일자리대책을 통해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주식과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따라 민간소비도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폐업증가 등 민간부문의 고용감소가 여전하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해 가계의 소득여건과 소비가 단기간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40.0%에 불과했던 GDP대비 가계부채는 사업소득의 감소와 민간부문 근로소득의 부진 등으로 지난해 63,3%로 급증하며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이후 경제성장을 위한 선결조건인 설비와 건설투자 부진도 우리경제의 불확실성을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아직 위기이전 80%수준에 못미치는 60%내외에 머물고 있고 세계적 설비과잉 우려로 기업들이 본격적인 투자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부문 투자도 미분양주택 적체와 대형복합개발 사업 지체 등으로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그나마 상반기 건설경기를 이끌었던 공공건설투자도 재정집행 여력이 줄어들며 상반기보다 부진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정부는 상반기동안 공공부문의 일자리 마련으로 회복세를 보인 고용여건이 비정규직법 개정과 기업 구조조정 지연으로 회복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2월이후 수입감소폭이 수출감소폭보다 늘며 나타난 불황형 무역흑자의 경우 하반기에도 지속되겠지만 선진국 소비여력이 줄고 국내 내수가 늘어나며 흑자폭은 상반기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금융시장은 한동안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불확실성 여전..확장적 거시정책 유지 "
 
정부는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늦어질 수 있고 국제금융시장 불안시 외국인 단기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위험요인이 남아 있다며 자금 흐름과 자산시장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강조했다.
 
경제위기 이후 각국이 펼친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을 보여 수출여건이 점차 나아지는 반면 내수회복과 환율하락의 영향으로 수입감소폭도 빠르게 줄어들며 경상수지 흑자는 지속되더라도 흑자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수시장은 소비자 심리지수와 기업심리가 바닥을 지나 개선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됐다.
 
고용도 경기개선과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일자리 사업 효과로 상반기보다 좋아지는 모습이 예상되지만 민간부문 투자 회복이 더딘데다 비정규직법 개정과 기업 구조조정 늦어짐에 따라 회복 속도는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이 시작되겠지만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움직임과 환율변동 등의 하방 위험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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