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기획재정부가 8일 발간한 '거시경제안정보고서'는 현재 우리 경제의 단기적 위험요인이 외환, 금융, 부동산, 고용에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이 중 대외부문의 위험요인인 외환유동성과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등 일부 자산시장에 유동성 쏠림현상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분석하며 자산시장 불안요소가 감지되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 국제금융시장 불안 재연가능성 '여전'
재정부는 현재 각종 국제금융시장 지표들이 올해 2분기 들어 뚜렷한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미국 가계부실과 소비침체 <자료= Bloomberg >
최근 시장에서 기업 파산 등 각종 신용위험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마킷 CDX 북아메리카 투자등급 인덱스시리즈'가 113bp(1bp=0.01%포인트)까지 떨어지면서 이미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의 고용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이에 따른 가계부실과 소비위축이 기업 부실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용카드 연체율은 여전히 상승중이고 소매판매지수도 아직 위기 이전 사태에서 한참 못 미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는 분석이다.
◇ 부동산 등 국내 유동성 쏠림현상 '예의주시'
재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시중 유동성은 실물경제활동에 비해 매우 풍부한 상태"라며 과잉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유동성(M2) 비율은 최근 추세선을 넘었고 통화유통속도를 나타내는 협의통화(M2)/광의통화 비율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등 일부 자산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의통화의 경우 증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증가추세다.
이호승 재정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은 "광의통화의 증가율이 둔화된 상태이지만 향후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증가속도가 빨라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가격부담이 된다"며 "현재 통화 증가율이 낮은데도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추세에 있어 더욱 주시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 갈 곳 없는 자금들이 투자처를 찾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실적배당상품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크다. 보고서는 CMA로의 자금유입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자금유출에 따른 시중 자금사정 불안,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금융권간 과당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확장적 정책기조 유지·위험관리시스템 강화"
재정부는 당분간 기존의 확장적 거시정책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민간 부문의 자생적 회복력이 여전히 미흡해 하반기 이후에도 최근의 회복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내·대외적 불안요인 등을 관리하기 위해서도 계속 주시하고 특히 부동산 등 일부 자산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융건전성 규제 등 미시적인 수단을 통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한국은행, 금융감독기구와 빠른 시일 내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재정부는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각국이 금융감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만큼 경제 ·금융기관 간 정보공유를 통해 위험관리시스템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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