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현시지간)부터 2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MWC 2015의 전시장 전경. 사진/뉴시스
현대인의 생활에서 모바일은 필수품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등 IT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금융·헬스케어 등 비IT 분야의 기업들도 모바일을 사업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차기 격전을 준비 중이다. CES, IFA와 함께 세계 3대 IT·전자 전시회로 불리는 MWC는 2016년 주제를 '모바일이 모든 것(Mobile is everything)'으로 잡고 미래의 일상을 그려낸다. 첨단기술을 뽐내는 화려한 무대 뒤로는 업종을 넘나드는 글로벌 기업간 합종연횡과 치열한 영업전선이 펼쳐진다. 때문에 MWC는 '축제'인 동시에 '전쟁'이다.
전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한자리에 집결하는 모바일 축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이 오는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올해 MWC는 ▲스마트폰 ▲가상현실(VR) ▲IT와 자동차의 융합 ▲5세대(5G) 네트워크 등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글로벌 기업 수장들도 대거 MWC 무대를 밟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3년 연속 기조연설자로 나서 가상현실 시대를 조명한다. 또 존 프레드릭 바크사스 GSMA 회장을 비롯해 랄프 데 라 베가 AT&T CEO, 샹 빈 차이나모바일 CEO 등 통신계 수장들과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데렉 에벌리 퀄컴 회장 등 칩셋 업계 거물들의 기조연설도 예정됐다.
전야제부터 '후끈'…LG·화웨이, 삼성에 도전장
개막 전야제는 스마트폰이 책임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화웨이가 21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G5', 'P9'을 일제히 공개하며 자존심 대결에 나선다. MWC 터주대감 삼성에 LG와 화웨이가 도전하는 모양새다. 삼성과의 정면대결을 선택한 LG의 명운도 이날 결정된다.
갤럭시S7은 전작인 갤럭시S6와 마찬가지로 평면 디스플레이와 양면이 곡면인 엣지, 두 가지 모델로 출격할 전망이다. 디자인보다 카메라 등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삼성 자체 AP인 '엑시노스 8890'이나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또 1200만 화소의 카메라와 3000mAh(갤럭시S7), 3600mAh(엣지)의 배터리가 적용를 전망이다. 방수·방진 기능과 함께 터치를 하는 손가락의 힘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포스터치'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모델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앞에서 'LG G5', 'LG 스타일러스 2'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5시간 먼저 G5 공개행사를 열며 기선 제압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V10'에 처음으로 장착했던 듀얼 카메라를 후면에 장착하고 G4에서 처음 선보였던 사진 전문가 모드를 탑재하는 등 카메라 기능 향상에 중점을 뒀다.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 배터리는 일체형을 선택했던 삼성전자나 애플과 달리 착탈식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G5외에 보급형 'X시리즈' 2종과 펜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2'도 이날 공개하는 등 전방위 공략에 나선다. 다만 삼성과 함께 디자인적 변화가 크게 없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중저가의 보급형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MWC 무대를 채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위인 화웨이는 삼성전자·LG전자와 같은 날 전략 스마트폰 ‘P9’, 스마트 워치 ‘화웨이 워치2’ 등을 공개하며 맞불을 놓는다. MWC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륙의 실수' 샤오미는 24일 전략 스마트폰 '미(Mi) 5'를 공개하며 글로벌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이밖에 레노버·ZTE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도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과 함께 MWC에 출격한다. 전통적으로 국제 전시회를 선호하지 않았던 애플은 이번에도 MWC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
MWC201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까딸루냐 광장의 삼성 '기어 VR 스튜디오'에서 관람객들이 '기어 VR'과 '4D 의자'로 360도 입체 영상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떠오르는 주연 'VR·자동차'…대세는 '융합'
마크 저커버그가 주목하는 VR도 이번 MWC 무대를 수놓는다. VR은 스마트폰 이후를 담당할 차세대 IT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언팩 행사를 가상현실기기 '기어VR'로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 360도 영상으로 입체감 있게 꾸며져 관람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삼성전자는 2014년 미국 VR 전문기업 오큘러스와 협업해 기어VR을 처음 선보였다.
LG전자도 첫 VR 기기를 선보이며 삼성 추격전에 나선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6'에서 증강현실(AR) 기기 '스마트 아이 글래스'를 선보인 소니의 행보도 관심사다.
자동차의 등장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통적 주연인 가전과 함께 CES 2016을 화려하게 꾸몄던 자동차는 MWC로 무대를 옮겨 자율주행 및 스마트카 시대를 앞당긴다. 자동차와 IT의 융합은 이미 대세가 됐다는 평가다. 연결고리는 IoT(사물인터넷)이다.
삼성전자는 커넥티드카 솔루션 '삼성 커넥트 오토'를 공개한다. 자동차의 대시보드와 연결돼 위치기반 서비스와 실시간 알림 기능으로 안전운전을 유도하며 연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커넥트 오토는 통신·보험·자동차 관련 기업 고객들에게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필드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포드의 자율주행차 기술과 전략 등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지난달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소개한 간편결제서비스 '포드페이'를 소개하며 삼성과 애플의 아성에 도전한다. 포드는 CES 2016에서 아마존과 제휴를 맺고 자동차와 가전 간 연동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 F1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은 데렉 에벌리 퀄컴 CEO와 함께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토토 울프 메르세데스 벤츠 모터스포츠 감독과 패디 로우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팀 기술책임자도 무대에 올라 모바일과 미래 자동차 기술의 변화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미래기술의 기반은 '5G'…이동통신 격전장
이동통신사들은 이 모든 미래 기술의 기반이 될 5G를 뽐낸다. SK텔레콤은 360도 어느 방향에서든 볼 수 있는 '3D 홀로그램 통신'을 5G로 전송하는 시연에 나선다. 또 자율주행차의 핵심으로 꼽히는 차량간 소통을 위한 5G 기술, 고용량의 데이터 송수신이 필요한 VR 콘텐츠를 5G로 전송하는 기술도 공개한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으로 초고화질(UHD) 영상의 생중계가 가능한 1인 생방송 플랫폼과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상태나 잔존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IoT 신기술 등도 전시한다.
KT는 국내 VR 전문기업 무버와 함께 '기가 VR 스테이션'이란 주제로 다양한 VR 콘텐츠를 선보인다. 전시관은 ▲K팝 공연장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MWC 2016 전시장 등을 VR 콘텐츠를 통해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디바이스로는 삼성의 기어VR이 적용된다. LG유플러스는 이번 MWC에 참가하지 않는다. 드론도 주최 측이 행사장 내 비행을 금지하면서 제한적 움직임에 그칠 전망이다.
박현준·김미연·김민성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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