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6)"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회사 아니다"
2016-02-23 16:48:19 2016-02-23 16:53:43
[바르셀로나=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데뷔작' 갤럭시S7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드웨어 회사라는 시장의 시선에 대한 명확한 거부와 함께 구글과 페이스북을 전략적 협력사로 지목했다.
 
고 사장은 22일(현지시간) MWC 2016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전 모델보다 판매가 얼마나 늘어날지 정확하게 이야기하기 힘들다"면서도 "다만 갤럭시S6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 연휴에 중동지역을 둘러보고 이번에 스페인 들어오기 전에도 영국, 프랑스 등에 들러 사업자들과 만나 시장 반응을 살폈다"며 "거래선들의 반응을 볼 때 이 목표는 충분히 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선을 다했다"…"신흥시장 탄력적으로 공략"
 
갤럭시S7은 갤럭시S6를 비롯해 전작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적사항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변화보다 안정, 완성도 높은 제품 철학이 담겼다. 이를 고 사장은 ‘소비자만족’으로 칭했다. 그는 "외장 메모리 슬롯이 다시 들어가고, 방수·방진기능을 포함시키고, 배터리 용량을 늘린 것이 대표적인 예"라면서 "갤럭시S7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은 소비자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 스마트폰 시장이 녹록치 않다는 점은 삼성에게 악재다. 고 사장은 "스마트폰 판매량은 환율, 유가, 특정 국가의 경제문제가 복합적으로 엮여있어 단정지을 수는 없다“며 근거 없는 확언을 거부했다. 전임자였던 신종균 사장이 스마트폰 시장 예측에 실패,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는 점도 그에겐 경계해야 할 대목이었다.
 
인도 등 신흥국 공략은 국가나 거래선 상황에 따라 영업 포트폴리오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고 사장은 “신흥시장별로 갤럭시S6 등 플래그십 모델이 잘 팔리는 경우도 있고,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J가 더 잘 나가는 국가가 있다"며 "각 시장 상황에 따라 법인, 지점 영업전략뿐만 아니라 개발조직도 탄력적으로 움직이게 하겠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 기기의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VR 콘텐츠가 상당히 늘어난 수준이라 향후에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일축했다. 3D 카메라 보급이 활성화되면 사용자제작콘텐츠(UCC)도 3D로 제작되면서 VR 콘텐츠가 급속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트너십 구축 초점…"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회사 아니다"
 
삼성이 이번 MWC에서 화제를 모은 건 단연 페이스북과의 'VR동맹‘이다. 고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파트너십 구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가장 전략적인 협력사로 구글과 페이스북을 꼽으며 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고 사장은 "과거 피처폰 때와는 달리 현재 스마트폰에선 소프트웨어를 통한 서비스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해졌다"며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감동과 편의, 재미를 제공하려면 파트너사와 함께 일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전날 갤럭시S7 공개 행사장에 깜짝 등장했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삼성전자가 오큘러스와 손잡고 VR기기를 개발하던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지난 2014년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자연스레 두 사람의 인연이 닿았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생태계를 확장시키려는 삼성전자의 목표와 페이스북의 비전이 통했다. 고 사장은 "페이스북은 궁극적으로 360도 영상을 통한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며 "페이스북과는 오큘러스와의 VR 사업 외에도 다른 부분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이 하드웨어에만 치중된 회사라는 지적에는 보안 플랫폼 ‘녹스’, 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예로 들며 반박했다. 그는 "특히 삼성페이가 7~8개월 만에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간 축적된 소프트웨어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조직도 개편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을 내달 11일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 동시 출시하며, 향후 120여개 국가로 출시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사진/삼성전자
 
 
바르셀로나(스페인)=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