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세계 경제 둔화 우려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저성장과 저금리, 저유가로 인해 유럽계 은행 중심으로 손실이 확대되면서 올해 전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런던의 금융지구 카나리워프에 위치한 글로벌
투자은행의 모습. 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나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회계연도 1분기(11~1월) 순이익은 1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RBC는 순이익 측면에서 수년래 가장 저조한 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용거래 손실은 전년 보다 52% 늘어난 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WSJ은 저유가로 석유 기업들이 흔들리면서 대출 부문에서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유럽계 은행의 성적표는 더 형편없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 15억달러의 세전 손실액을 기록해 26년 만에 첫 순손실을 봤다. SC은행은 지난해 아시아 국가와 상품 자산에 의존도가 높았던 가운데 부실 채권비율이 전년 보다 2배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지난해 4분기에 13억3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둔화가 대출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독일 도이치뱅크 역시 지난해 6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순손실이었다.
전문가들은 저유가와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은행 수익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WSJ은 유가가 끊임없이 하락하면서 원유 등 상품 자산을 수출하는 기업이 많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발 글로벌 경제 성장 악화 우려는 금융업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했다. WSJ은 지난해 손실폭이 컸던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유럽계 은행들의 수익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WSJ에 따르면 은행 경영진들은 중장기적으로 유가와 아시아 시장 전망에 대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으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구조조정들을 통해 변화에 대응해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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