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원하는 최성국 "아들 위해 1분이라도"
'승부조작' 징계 7월 만료…"운동장에서 뉘우치겠다"
2016-03-03 14:10:04 2016-03-03 14:38:35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승부조작' 혐의로 축구선수 활동이 정지된 최성국(33)이 "아들을 위해 1분이라도 운동장에 서고 싶다"며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최성국은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스포츠문화연구소 법인설립기념식 행사 중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성국은 "아들을 유소년 축구 교실에 보냈는데 어느 날 축구교실이 없어졌다고 하더라. 알고 봤더니 제 아들이라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은 것"이라며 "아들이 축구를 하는 이상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딱 1분이라도 뛰고 싶다. 아직 선수 복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날 행사에는 제갈성렬 전 빙상 국가대표, 김민수 전 유도 국가대표, 윤현경 전 핸드볼 국가대표가 함께 참석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국가대표 경험담을 공유했으나 최성국의 표정만은 계속 어두웠다.
 
최성국은 "올해 7월이면 징계가 풀린다. 지금도 겨울에 연탄배달을 하고 복지관 아이들을 틈틈이 가르치고 있다"며 "여전히 사람들 앞에 서기 힘들다. 매일매일 한 명 한 명 붙잡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성국은 승부조작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답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처음엔 아는 선배의 전화를 통해 컵대회에 누가 나가는지 알려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나중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그들이 호텔까지 찾아와 어쩔 수 없이 만났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조선족이었다. 최성국은 "왜 그때 신고하지 않았느냔 소릴 들었으나 그 당시 법을 몰랐다. 게다가 경기도 뛰지 않아 그게 큰 잘못이 아닌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행사가 끝난 뒤 따로 만난 최성국은 "여태 배워온 게 축구다. 운동장에서 잘못했던 것은 운동장에서 뉘우치고 싶다"면서 "언젠간 좋은 일이 오겠지 생각하고 있다. 사건 당시 억울한 부분보다는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부분만 생각하고 있다"고 재차 복귀 의지를 전했다.
 
최성국의 휴대폰 메신저 배경화면은 수원삼성에서 뛰던 당시의 사진이다. 등 번호 10번이 달린 그의 모습은 '리틀 마라도나'로 불리던 모습 그대로다.
 
최성국은 지난 2011년 5월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후 처음엔 혐의를 부인했다. 프로축구연맹은 한 달 뒤인 6월1일 강원도 평창에서 '승부조작 방지를 위한 K리그 워크숍'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최성국은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약 4주 뒤인 6월28일 "(2010년) 광주 상무 소속 당시 승부조작에 참여했다"고 프로축구연맹에 자진 신고했다. 이어 승부조작 수사를 맡았던 창원지검으로 이동해 "먼저 구속된 모 선수가 부탁해 어쩔 수 없이 승부조작에 관여했다"고 진술했다.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축구연맹은 두 달 뒤인 2011년 8월25일 최성국한테 자격정지 처분(보호관찰 5년)을 내렸다. 이듬해인 2012년 3월16일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성국의 선수 활동을 세계적으로 정지시켰다. 당시 마케도니아의 FK 라보트니츠키로 이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FIFA가 국내의 영구제명이 전 세계적으로 유효하다고 해석했다. 이후 프로축구연맹이 보호관찰 감면 대상자로 최성국을 선정했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최성국은 2003년 울산현대에 입단해 가시와레이솔(일본), 성남일화, 광주상무, 수원삼성을 거쳤으며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26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승부조작 혐의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최성국. 사진은 2011년 경기 모습.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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