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관세 부과 결정에 14일 국내 관련주가 급락했지만 증권업계는 이를 단기성 악재로 보고 있다.
당분간 중국 현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업체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지만 이는 이미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던 재료인데다,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면서 오히려 국내 업체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타이어(000240)는 전날보다 1950원(8.80%) 하락한 2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넥센타이어(002350)도 210원(3.40%) 하락하며 597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17일 이후 두 달여 만에 5000원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한국타이어 중국 공장의 미국 수출생산 물량은 중국 총 생산능력의 17.8%, 전세계 생산능력의 7% 선인 500만본 수준으로 파악된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에 대비해 중국 공장에서의 미국수출 물량과 한국 본사에서의 유럽 및 기타 지역 수출 물량을 교환 생산하는 조치를 단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이 같은 대응책은 물리적으로 단기간 내에 완료되기 힘들기 때문에 당분간 500만본 규모의 중국공장 가동 차질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경우 중국에 연간 2800만개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중국 공장에서 미국 수출용으로 생산하는 물량의 일부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중국 공장 생산분은 미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하면 충분히 현재의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002350)는 초기진출 상태로 상대적으로 수량이 미미해 판로변경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돼 이번 조치로 인한 피해는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호타이어가 상대적으로 중국발 악재의 여파에서 벗어난 것은 지난 12일 임금협상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가결이란 호재 덕분으로 풀이된다.
중국 타이어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이 국내 타이어 업계에 미칠 장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박영호 연구원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이번 조치에 따라 경쟁력이 취약한 중국 로컬업체들이 통폐합·정리 등의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에서 안정적인 판매 네트워크, 브랜드 인지도, 시장점유율 등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에 중장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타이어의 미국 수출 제재 가능성은 연초부터 알려지면서 주가가 이미 선 조정을 받은바 있다"며 "중국에 진출해있는 한국 타이어 업체들은 지난 4월 이후 시나리오 별 대책을 마련해오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이미 주지하고 있던 변수이므로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업체의 대응 여부에 따라 이번 이슈가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고태봉 연구원은 "반덤핑 조치로 상대적 가격경쟁력이 생긴 한국 타이어는 미국 내 경쟁력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관건은 중국산 제품을 판로를 변경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미국엔 국산 제품으로 대체함과 동시에 중국 내수활황을 이용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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