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가 9일부터 다섯 차례 바둑대국을 진행하는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도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대국이 시작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을 직접 찾았다. 김 대표는 방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세돌 9단이 이기라고 응원하러 왔다”고 답했다. 대국장에는 김 대표와 박영선 비대위원,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등도 모습을 보였다.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에게 “서양의 체스는 남을 죽여야 끝나지만 바둑은 상생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정치권이 바둑과 같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상생의 정치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각 당의 오전 회의에서도 이번 대결이 화제에 올랐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인류가 미래와 대결하는 것으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인류의 위대함과 초라함을 동시에 느낄 것”이라고 논평했다.
안 대표는 “인류가 컴퓨터와 대결하고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 절반 이상은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될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도 “우리 정치는 수십년, 수백년 전 낡은 패거리 정치의 끝에 가 있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이날 오후 안 대표는 서울 성균관로 인근 아름다운극장에서 열린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콘서트'에 참석해 대국을 지켜봤다.
더민주 비대위원으로 있는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승·패 여부를 떠나 이번 대국에서 얻게 되는 구글의 이익은 천문학적 금액이 될 것”이라며 “언제부턴가 그 명성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지만, 우리 IT(정보·기술)산업이 발전하면 침체된 한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바둑은 100수 앞을 내다봐야 승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일주일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목적에 따라 편의에 따라 말을 바꾸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이세돌이나 알파고가 정치를 더 잘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조훈현 9단의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 9단의 아내인 정미화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9단이) 비례대표 공모 참여를 고려 중”이라며 “오는 12일 원유철 원내대표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결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세돌 9단 VS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첫날인 9일 대국장이 있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오른쪽)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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