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정청래 컷오프에 지지자들 쇼크·반발
확장성 고려한 결정인 듯…의도한 효과 얻을지 미지수
2016-03-10 15:59:38 2016-03-10 15:59:38
더불어민주당이 10일 현역의원 5명(정청래·부좌현·윤후덕·강동원·최규성)을 4·13총선 공천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해당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정청래 의원의 탈락을 놓고 지지층 사이에서 동요가 일고 있다.
 
이날 더민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의 명단 발표 직후 더민주 홈페이지는 밀려드는 방문자 수를 감당하지 못해 한동안 접속이 중단됐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상에서 누리꾼들은 더민주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더민주에 탈당계를 제출하겠다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정 의원은 오후 내내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더민주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광진·진성준 의원은 트위터에 “지도부는 절차에 따라 재심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글을 남겼으며, 표창원 비상대책위원은 “소식을 듣고는 망연자실했다”고 말했다. 손혜원 홍보위원장도 “오늘 지도부의 판단에 말할 수 없이 섭섭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 의원과 절친한 사이인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여의도 더민주 당사 앞에서 ‘정청래 컷오프 철회·구명을 위한 무기한 필리버스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홍 위원장은 발표 직후 ‘정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았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왜 고려 안 했겠겠나, 다 고려하고 전체를 생각했다”는 모호한 대답을 내놨다.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정 의원을 '과거 막말' 등 그 외 요소를 고려해 공천에서 탈락시켰다는 말로 해석된다.
 
유창선 박사(시사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대표는 당의 진보색을 빼고 중도로 바꿔놓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가장 상징적인 인물인 정청래 의원을 꼽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의 확장성을 고려해 강성 이미지의 의원을 배제하려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의도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외연을 넓혀 얻을 수 있는 지지층보다 이탈하는 사람들의 표가 더 많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기 때문이다. 당을 떠나 국민의당으로 간 의원들의 복당이 현실화할 경우 지지층 이탈·이완 현상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더민주는 서울 구로을에 박영선 의원, 경기 안양만안에 이종걸 원내대표 등을 단수공천하는 등 44개 지역의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정 의원과 함께 컷오프 명단 포함설이 돌았던 이목희 정책위의장이 속한 서울 금천의 공천 결과 발표는 미뤄졌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2차 컷오프 결과 발표 전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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