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내놓은 '자동차보험 합리화'방안에 따라 오는 4월부터는 외제차 사고시에도 국산차로 렌트를 하게 된다. 손보업계는 외제차의 국산차 렌트를 통해 연간 950억원 규모의 보험료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표준약관 변경을 금융감독원에 신청했다. 이 표준약관 변경안이 이달 중에 통과되면 4월부터 본격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외제차와 교통사고는 운전자들에게 외제차 공포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국산차에 몇배에 달하는 수리비는 물론이고 렌트비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차값이 1000만원도 안되는 구형 외제차 운전자가 사고를 당하면 통상 신형 외제차를 기준으로 렌트비를 지급받아 보험금이 과도하게 나가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을 내놨다. 이 합리화 방안 중 외제차 사고 시 국산차로 렌트하는 방안을 표준약관 변경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다.
현재 표준약관은 대물사고 피해자가 차량 수리기간 중 피해차량과 동종의 차량을 빌리는 데 필요한 비용을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외제차를 기준으로 렌트비를 매기는 게 아니라 배기량을 갖춘 ‘동급차량’ 중 최저가격을 기준으로 렌트비를 지급하게 된다.
손보업계에서는 외제차와 렌트 차량의 가격 비대칭성 문제를 바로 잡으면 950억원 정도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2분기 중에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외제차의 자차보험료 15% 인상까지 더하면 2000억원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그동안 외제차 렌트 차량의 가격 비대칭 문제가 심각했다. 외제차 렌트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이 다 부담해 온 것"이라며 "제도가 시행되고 누적 적자를 탈피하면 보험료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부터는 외제차를 타다 교통사고가 나도 동급 국산차량 기준으로 렌트비가 지급된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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