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의 출현으로 최근 수년간 암울했던 PC 업계가 울트라슬림(ultraslim), 컨버터블(convertible) 등을 내세우며 권토중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의 '월드와이드 PC 트래커 프로그램'은 "글로벌 PC 시장의 침체가 한동안 계속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규모를 유지할 것"이란 내용의 분기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PC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태블릿PC, 스마트폰과의 경쟁이 계속되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 여력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시장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노후 PC 교체수요 역시 윈도우10 무상 업데이트 지원으로 예상만 못했다는 평가다.
IDC는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 올해 PC 출하량이 전년보다 5.4% 줄어든 2억6090만대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예상치인 2% 내외의 위축보다 한층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도 1.1%의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이용자의 모습. 사진/로이터
그럼에도 IDC는 PC 시장에 대한 낙담은 아직 이르다고 전했다. 2011년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이지만, 2018년을 전후로 다시 성장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간 시장을 잠식해 왔던 태블릿PC에 대한 수요가 둔화된 점이 한 요인이다. IDC가 집계한 지난해 태블릿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기존 PC 사용자를 겨냥한 대화면의 디태처블(detachable) 태블릿PC로 괜찮은 성적을 얻었으나, 그 규모는 전체 PC 시장의 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태블릿PC가 잠시 주춤하는 틈을 타 울트라슬림과 컨버터블 노트북을 앞세운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까지 컨버터블 노트북 출하량은 지금의 두 배, 울트라슬림 노트북은 70% 이상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14인치 이하 소형 노트북과 저가형 노트북도 PC 수요 증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됐다. 올인원 데스크톱도 30% 정도의 성장을 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로젠 로버드 IDC 부사장은 "디태쳐블 태블릿PC와 패블릿은 여전히 전통 PC의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임은 맞다"면서도 "기술 업계에서 PC는 여전히 대체할 수 없는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SMB)과 교육시장 등 특정 시장에서의 수요 창출도 PC시장의 성장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이 추 IDC 리서치매니저는 "최신 운영체제(OS)인 '윈도우10'의 빠른 상업적 적용이 예상되는 SMB과 교육 시장이 중기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교육시장의 경우 "학생들의 IT 접근성 보장은 대부분의 정부가 공감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지출 감축 계획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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