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된 후 중개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중개업체의 성패는 성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크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전문성과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살려 중개업체 중 최초로 크라우드펀딩 투자회수 사례를 만들겠습니다.”
올해 1월25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되면서 인크를 비롯해 와디즈, 유캔스타트, 오픈트레이드, 신화웰스펀딩 등의 중개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Crowd)와 자금조달(Funding)을 합친 의미로 창업기업이 온라인에서 중개업체를 통해 소액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금융당국도 창조경제 실현과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목표로 크라우드펀딩 제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옐로금융그룹에서 분사한 인크(YINC)는 ‘Yello Incubator’의 약자로 단순한 자금지원이 아니라 창업기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2월3일에는 크라우드펀딩 제도 시행 후 중개업체로는 최초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뉴스토마토>는 고훈 대표를 만나 현재 크라우드펀딩의 상황과 발전 방향은 물론 인크만의 기업문화와 향후 경영 계획 등에 대해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고훈 대표가 인터뷰에서 향후 경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크
-크라우드펀딩이 시행된지 거의 두 달이 지났다
현재 상황은 쉽지 않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려면 결국 일반 대중들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아직까지는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개념이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다. 예를 들어 대출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는 구조여서 이해하기 쉽지만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그렇지 않다. 금융에서도 금융투자의 영역이며, 상장사 주식은 관련 정보가 많지만 비상장 주식은 판단할 수 있는 자료도 부족하다. 투자의 난이도 자체가 높다고 할 수 있어 대중이 참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이해도가 높은 얼리아답터들이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 시점은 언제로 보는가
투자는 결국 수익이 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사례가 많아 져야 일반인들에도 홍보가 된다고 본다. 지금은 금융당국, 기관투자자,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들이 노력하고 있다. 성공 사례가 빨리 나와야 활성화도 빨리 된다. 보통 상장기업은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를 성공으로 보는데 크라우드 펀딩에서는 이것도 쉽지 않다. 기업이 펀딩을 유치하고 1년이 지나면 주식거래가 가능해지는데 기업가치가 펀딩 시점보다 상승해 투자가 회수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활성화되는 시기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펀딩 기업에 대한 코넥스 특례상장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실현이 된다면 보다 활성화가 빨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중개업체 중 인크 만의 장점을 꼽는다면
투자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점에서 타 업체에 비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법적으로 중개업체가 펀딩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금지돼있다. 그러나 ‘우리 회사가 투자하고 싶을 정도’로 투자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만 펀딩하려고 한다. 인력 구성에서도 스몰캡 애널리스트, 심사역 등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심사하고 있다. 때로는 심사기준이 엄격하다는 반응도 있는데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도 안 된다. 일반인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해서도 안 된다. 투자가 이뤄지면 회수 가능성이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크라우드펀딩의 지속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고훈 대표가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인크
-인크의 사내문화는 어떤가
인크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금융투자이기 때문에 엄격함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작동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인크가 스타트업이어야 창업기업들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재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유지해나갈 생각이다. 분위기가 너무 엄격하면 창의적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힘들 것 같다.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방안으로 오프라인 홍보도 거론된다
이달 7일 서울 여의도, 14일 강남에서 인크데이를 개최했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심도가 매우 높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가 서서히 대중화되는 단계라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일반인들도 장벽 없이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져서 관심이 높다고 본다.
지난 7일 인크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는 고훈 대표. 사진/인크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는데 업무에 도움이 되는 점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에서 스몰캡(중소상장기업) 애널리스트를 했었다. 스몰캡은 다른 분야와 달리 넓고 얇은 지식을 접하게 된다. 스타트업 분야를 살펴보면 매우 다양한 분야로 분포돼 있고 일반 제조업에 비해 재무적인 접근보다는 사업성이나 인력의 퀄리티 등을 중시해야 한다. 이런점에서 스몰캡을 담당했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를 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느 기업이라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그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해당 기업이 발표한 경영비전이 있었는데 보고서에 그 계획에는 거품이 있으며, 실현되기 힘들다는 내용으로 지적을 했었다. 이후 그 기업 주주들이 나한테는 물론 회사 고객센터, 회사 임원 등 광범위하게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이와 비슷한 일을 겪는 것이 현실이기는 하지만, 그 때는 ‘이런 상황을 당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애널리스트 출신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모습이 보인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증권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는 점이 큰 것 같다. 그리고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기업가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최근 창업 생태계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나도 도전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면서 실제 창업을 하는 사례도 많다.
-크라우드펀딩 분야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6월 옐로금융그룹에 입사했고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7월에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옐로금융그룹에서 스핀오프하면서 지금까지 너무나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업에서는 실행력이 중요한데 ‘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목표가 있다면
재무적으로는 올해 30개 기업, 100억원 규모의 펀딩이 목표다. 또한 현재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가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데 업계 최초로 첫번째 투자회수사례를 만들고 싶다. 매우 의미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며 반드시 이루고 싶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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