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통시장, 티모바일 ‘데이터 무제한’ 철폐…이유는?
동영상 서비스 강화로 신시장 선점·트래픽 확대 복안
2016-03-24 06:00:00 2016-03-24 06:00:00

버라이즌(Verizon), AT&T에 이어 미국 이동통신시장 3위 업체인 티모바일(T-Mobile)데이터 무제한요금제 철폐 수순에 들어갔다. 이통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동시에 신규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23일 'The Verge' 등 외신에 따르면 브랙스톤 카터(Braxton Carter) 티모바일 CFO는 최근 도이치뱅크의 미디어·인터넷·통신 컨퍼런스에 참석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자사 전략이 멀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신 기본 제공량이 정해진 데이터 요금제를 더욱 매력적으로 설계할 예정인데, 자사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인 '빈지온(Binge On)'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뮤직 프리덤(Music Freedom)' 이용에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카터 CFO"우리는 데이터 무제한 이용자들의 데이터 소비 패턴에서 큰 차이를 찾지 못했지만, 정량 데이터 이용자들은 한번 무제한을 경험하면 반드시 데이터 소비가 증가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빈지온은 고화질 동영상을 데이터 차감없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티모바일은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데이터를 적게 쓰던 이용자들의 소비 습관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데이터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은 버라이즌과 AT&T가 앞서 추진해 온 것과 같은 흐름이다. 이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신규가입을 받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남은 가입자들에게 부과하는 월정액도 재차 인상하고 있다. 티모바일과 스프린트(Sprint)는 그동안 1, 2위 사업자 대비 열세인 네트워크 커버리지 등을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유지했지만, 마찬가지로 요금은 인상해 왔다.

 

또 버라이즌은 지난해 9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GO90’을 론칭했고, AT&T도 최근 인수한 디렉TV(DirecTV)’를 통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즉 이들 업체들은 포화된 이통시장에선 요금을 인상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데이터 트래픽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모바일 동영상 분야에서 서비스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미국 이통사들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낮은 이용자뿐 아니라 기존의 데이터 다량 이용자까지 신규 고ARPU 요금제로 유도하고 있다여기에 가입비 부활, 보조금 폐지 등을 통해 수익성 회복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도 SK(003600)텔레콤의 CJ(001040)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 사례에서 보듯 이통사 간 미디어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다만 요금 운용 부분에선 미국 시장 대비 자율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보고서를 통해 통신사들의 요금제가 모바일 방송 서비스 등 특정 콘텐츠와 결합된 형태로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콘텐츠 시장으로의 영향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이동통신 3위 업체 티모바일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철폐 수순에 들어갔다. 대신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빈지온’ 등을 제공해 저ARPU 이용자들의 데이터 트래픽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진/AP·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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