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주로 갈등의 주체로 인식되는 노사가 공동으로 사회공헌에 나서면서 새로운 공익활동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로 국내 최대 공기업 가운데 한곳인 코레일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18만 시간에 달하는 직원들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혜택을 받은 사람은 전국적으로 120만명에 달한다.
특히, 코레일이 공기업 최초로 노사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회공헌 법인을 출범시킨 것은 노사상생을 넘어 가장 모범적인 공익활동이라는 평가다.
◇코레일이 지난해 운영한 이산가족초청 해피트레인 봉사활동 모습. 사진/코레일
◆철도 장점 살린 현장밀착 봉사와 나눔 실천
먼저, 코레일은 전국 철도망과 인적 네트워크 등의 특성을 살린 현장밀착 자원봉사와 나눔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국민과 공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규모부터 남다르다. 코레일 사회봉사단은 본사 차원의 운영위원회와 함께 각 지역의 430개 봉사단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전사적인 시스템을 통해 작년 한해 모두 약 18만 시간의 재능나눔, 행복나눔, 지역공헌 봉사활동을 펼쳤다. 직원 1인당 사회공헌 참여 시간은 13시간에 달하고, 수혜인원도 전년(95만명)보다 20% 이상 늘어난 120만명에 이른다.
재능나눔 봉사활동은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라 청소년에게 장래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철도체험학습장을 운영을 통해 진행됐다. 작년에만 4만5000여명이 이용했으며, 전기·토목분야 직원들이 소외계층의 낡은 주택을 수리하는 코레일빌리지사업을 160회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행복나눔 봉사활동은 소외계층에게 관광열차로 기차여행을 제공하는 '해피트레인'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용한 KTX 좌석을 통한 '사랑과 나눔의 좌석' 수익금 기부가 대표적이다. 해피트레인은 지난해 160회 운행해 이산가족·다문화 가정·저소득층 아동 등 평소 여행을 접하기 어려운 소외계층 9600여명과 기차여행의 즐거움을 나눴다. 또한, 코레일은 사랑과 나눔의 좌석 운영 수익금을 사회공헌 재원에 더해 15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기부문화 확산에도 앞장섰다.
지역공헌 봉사활동으로는 전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구호활동, 국가행사 지원 등의 활동을 펼쳤다. 명절과 연말연시에 모두 230개 기관을 방문해 성금 전달과 함께 봉사활동을 벌였고, 국군수송사령부와 1사1병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군장병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특히, 지난 7월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에 다문화·저소득층·결손가정 등 650명을 초청해 국제행사 관람의 기회도 제공했다.
코레일의 이런 봉사활동은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지난해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과 '대한민국 세종대왕 나눔봉사 대상'을 잇따라 수상하기도 했다.
◇코레일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 지난해 '대한민국 세종대왕 나눔봉사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코레일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노사…더 좋은 세상 만들기에 앞장
코레일은 노사가 함께하는 사회공헌 법인을 출범시키며 노사문화와 사회공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에 '희망철도재단' 사무실 문을 열고, 노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회공헌재단의 역사적 출범을 알렸다. 희망철도재단은 지난해 연말 코레일이 공기업 중 처음으로 고용노동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한 사회공헌재단으로, 노사가 함께 다양하고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게 된다.
재단은 2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반납분과 노동조합 출연금으로 약 3억원의 초기 재원을 마련했으며, 전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매월 급여에서 끝전을 기부 받아 희망재단의 기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코레일 노사가 노사합의를 통해 노사공동 사회공헌 재단 설립에 대해 뜻을 모은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행복을 전파하는 일에는 노사가 따로 일 수 없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희망철도재단은 앞으로 '철도로 이어지는 다양한 세상과 행복한 만남'을 주제로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사회공헌 활동을 중점 발굴해 직원들이 생활 속에 봉사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다문화 가정·이주가정 어린이·남북 실향민 등을 대상으로 통일 꿈나무 지원 사업과 통일열차 체험 등 철도 특성에 걸맞은 의미있는 사회공헌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 대전지역 공공기관 사회공헌 공동 추진
코레일은 지역 발전을 위한 공익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가스기술공사, 수자원공사, 조폐공사, 철도시설공단, 한전원자력연료 등 대전지역 6개 공공기관과 함께 사회공헌 공동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고 '퍼블리코(PubLico) 대전'이라는 브랜드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퍼블리코 대전'은 공기업을 뜻하는 '퍼블릭 코퍼레이션(Public Corporation)'과 '공익을 위하여'를 의미하는 라틴어 '프로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를 합한 7개 공공기관의 사회공헌 협업 브랜드다.
코레일은 사회공헌 공동협약의 취지를 살려 앞으로 소외계층 지원, 환경보전 등의 활동과 함께 전통시장 살리기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동참하고, 정부 3.0에 부응해 정부정책 이행 등 업무 관련 협업과 교류도 적극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철도의 특성과 전국 조직의 장점을 살려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며 "노사가 하나돼 이웃과 지역과 늘 함께 하며 국민에게 사랑받는 '희망철도'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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