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20~30대 젊은층의 탈서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의 높은 전셋값에 지친 젊은층이 서울에 비해 저렴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늘면서 올 상반기 내 서울 인구 1000만 기록이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통계청 인구 이동 통계를 보면 지난해 순유출률이 가장 높은 도시는 서울(-1.4%)로 나타났다. 서울로 이사오는 사람보다 서울 떠나는 사람이 지난해에만 13만7000여명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전체의 22.3%로 가장 높았고, 이어 20대가 22.0%로 뒤를 이었다. 결혼에 따른 신혼집 마련과 직장 문제로 서울을 떠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70%를 넘어섰다. 전국 월평균 주거비는 월 7만4227원으로 1년 새 20.8% 급증했다.
서울을 떠난 60.2%는 경기 지역으로 이동했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셋값 등 주택 마련 비용이 저렴하고 광역 교통망 발달로 출퇴근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인구분산 정책으로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한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직장을 따라 서울을 떠난 인구도 탈서울 가속화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세종의 경우 정부 주요 부처가 이동하면서 인구 유입률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강남권 재건축 여파로 경기 하남, 분당 등으로 이사를 하는 사례가 늘면서 서울 인구 감소세를 부채질했다.
지난해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많아 순유입을 보인 시도는 세종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총 8만4000명이 세종으로 유입되고 3만1000명이 빠져나가 순유입 인구가 5만3000명에 달했다.
서울 인구가 많이 이동한 경기는 0.8%로 집계됐다. 기존 경기 지역 인구는 지방으로 이동하고, 그 자리를 서울에서 이동한 사람들이 채운 것이다.
특히, 세종 전입자의 36.8%는 대전에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 직장 이외에 학군 등 교육 문제 때문에 이동한 인구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 전입자 연령층은 전 연령이 고루 분포해 있었다.
세종의 경우 다른 생활권에 비해 학교 수는 많은데 학급당 정원이 적어 교육환경이 좋은 데다, 지난해에만 도담동·아름동에만 학원 수십여곳이 새로 생겨날 만큼 교육열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강남8학군의 형성과정이 세종에서 재연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올 정도다.
젊은층의 탈서울 행렬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월의 경우 서울은 전출자가 전입자 보다 6854명 더 많았고, 경기는 9190명이 순유입됐다. 2월에도 서울은 총 8211명 줄고, 경기는 9794명 늘었다. 전달인 1월에 비해 서울 인구 감소세는 19.8% 확대되고, 경기 인구 증가세는 6.6%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오는 5월까지 서울에서 2만6764가구의 전세계약이 만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울 이탈 행렬은 계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응해 서울시는 최근 ▲2030 역세권 ▲공공임대 확대 ▲계약갱신권 신설 등을 중점으로 탈서울 방지대책을 내놨다. 다만 이같은 대책을 실현시켜 줄 관련 법안의 도입 여부는 미지수다.
업계 전문가는 "젊은층의 서울 이탈을 막기 위해선 세입자가 안정적으로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생산과 소비 비중이 높은 20~30대 젊은층 유출이 가속화 될 경우 도심 인구공동화현상이 조기 발생하고, 이로 인한 교통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높은 전셋값에 지친 젊은층이 서울에 비해 저렴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20~30대 젊은층의 탈서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은 재건축이 예정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 일대.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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