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의 위기, 돌파구 없나?
수입 술 공세와 소비자 외면…국순당, 배상면주가 실적 악화
2016-04-11 06:00:00 2016-04-11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전통주 시장이 소비자 외면과 수익성 악화 등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에 전통주 시장 양 축인 국순당(043650)과 배상면주가도 덩달아 위기를 맞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순당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774억 4312만원으로 전년대비 15.6% 감소했다. 영업 손실은 82억원을 기록해 1995년 이후 처음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3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배상면주가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배상면주가는 2010년 처음 영업적자로 돌아선 뒤 2013년까지 줄곧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양조장&펍 등을 운영하며 흑자 전환 했지만 전통주 시장의 하락세에 따라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두 기업의 실적 하락은 전통주 시장의 위기를 의미한다.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막걸리 시장도 지난 2014년 기준 수출금액 1395만달러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약주 수출금액도 2014년 기준 90만 9000달러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뒤 계속 곤두박질 치며 수출 전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업계에서는 와인, 맥주 등 외국 주류의 공습이 전통주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분석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포도주) 수입액은 1억8978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맥주 수입액과 수입량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도주를 표방한 희석식 소주의 등장도 부담거리다. 국내 주류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맥주와 희석식 소주시장 점유율이 전통주 시장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백세주와 산사춘으로 대변되는 저도주 시장은 젊은 여성층에게 단연 인기를 얻으며 성장기를 맞았지만 이제 그 자리는 과일 열풍을 몰고 온 저도 소주에게 넘겨준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서민들은 다양한 트렌드를 주도하는 소주에 빠져있고, 최근에는 와인과 수제맥주 등 술맛도 갈수록 고급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다"며 "주류시장 트렌드가 이렇게 급격히 변하는 데도 변화를 꾀하지 않은 전통주 업계의 위기는 예견된 일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전통주들. (사진=뉴스토마토 DB)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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