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현장-고양갑)심상정 "야권분열 악재, 유권자 현명한 판단으로 극복"
당선될 경우 3선 고지 오르지만 여론조사에서 새누리 후보와 박빙
2016-04-10 16:24:24 2016-04-10 16:31:35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아버지가 시각장애인이신데 예전에는 인근 복지관에서 컴퓨터 가르치는 일을 하셨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때 복지예산이 삭감되어 지금은 야간에 안마시술소에서 일하신다. 도와달라.”
 
10일 유세 도중 마주친 한 대학생이 울먹이며 한 말에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울면서 돌아선 대학생을 다독이는 심 후보의 앙다문 입술이 보였다.

 

그 학생이 토로한 답답함만큼이나 현재 정의당이 처한 상황도 간단치 않다. 20대 총선을 사흘 앞둔 상황에서 정의당이 지역구 당선을 기대하는 곳은 현실적으로 심 대표가 출마한 경기 고양갑과 노회찬 전 대표의 경남 창원성산 정도다. 두 곳 모두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특히 심 대표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4년 전 19대 총선에서도 야권 단일후보로 나와 전국 최소표차(170표)로 신승했지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준 후보의 '완주 선언'으로 야권분열이란 악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정의당 원당 선거사무소 맞은편 안경점에서 만난 유권자 김철운(62)씨는 “이번에 2번을 찍겠다. 지난번 민주당(박준 후보)이 양보했던 것에 대한 신의를 (심 대표가) 지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심 대표 측은 “박 후보의 완주의사를 존중한다”면서도 “19대 총선 당시 (양보가 아니라) 단일화 경선에서 이겼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의당 지지자들도 야권분열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성사동에서 주차관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세환(40대)씨는 “심상정을 지지하고 이번에도 찍어줄 것이지만 될지는 잘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야권분열의 결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SBS가 TNS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심 후보의 지지율은 36.4%로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42.2%)에 비해 5.8%포인트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 지지율은 9.5%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심 대표는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줄 것”이라면서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심상정을 향한 한 표를 독려해주십시오. 미래는 바꿀 수 있습니다”는 글을 남겼다.

 

여론조사상으로 드러나지 않은 밑바닥 표심은 심 대표를 향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의당 이혁재 사무총장은 “당에서는 심 대표의 당선을 자신한다. 고양시 지역발전과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심 대표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의 원당시장 앞 유세를 지켜보던 나승철(52)씨는 “15년간 고양에서 살았는데, 손범규 후보가 국회의원을 했을 때는 별 도움이 안됐던 것 같다”며 “심 대표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회와 성당, 사찰, 조기축구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세를 진행한 심 대표는 시간을 쪼개 당의 비례대표 투표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기자회견도 했다. 원당 선거사무소에서 권영길·천영세·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대표,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가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심 대표는 “정의당은 국민들 삶의 질을 높이고 선진적인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정당”이라며 “정당투표만큼은 민생제일, 선명야당을 내세우는 정의당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운데)가 10일 권영길·천영세·강기갑 전 민노당 대표,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왼쪽부터)와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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