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현대차가 상반기에 해외에서 거둔 실적은 눈부시다.
특히 유럽에서는 벤츠, BMW, 오펠, 폴크스바겐, GM, 크라이슬러 등 유력 경쟁사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판매를 기록하는 동안 오로지 현대차만 19.8%의 판매성장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가 이런 성공을 거둔 것은 변화의 기류를 미리 읽고 이에 적극 대처해온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품질경영과 글로벌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최고 수준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겠다"며, 시장환경에 적극 대처해온 성과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 유럽은 SUV나 중대형차의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그대신 최근 몇년전부터 친환경, 소형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여기엔 유럽 각국이 친환경차에 대한 세제지원 정책을 적극 펼친 것도 큰 몫을 했다.
현대는 이러한 변화 기류를 3~4년전에 읽고 탄소발생량이 적은 중소형 차종을 유럽공략형으로 집중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결과 유럽 주요국의 노후차 교체 지원 정책이 시작될 때 현대차는 i30 등 중소형 신차들을 대거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현대차가 세제지원과 신차효과를 누리는 사이 경쟁사들은 저탄소 친환경 규제를 충족하는 신차들을 개발중이었거나, 준비부족으로 제때 시장에 내놓을 수가 없어 현대차의 독주를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는 확실히 지난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며 전세계 시장에 강한 존재감을 심었다.
그러나 향후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선 친환경차 세제지원이 올해말이나 내년초에는 종료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신차수요 급감이 예상되고 적지 않은 실적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그 시점에는 폴크스바겐이나 토요타, 오펠 등의 신차들이 대거 시장에 나온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유럽에 이어 미국과 아시아시장에서도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를 감당할 준비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친환경차의 종국적 형태인 전기차에 대한 시장공략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차량개발로 여러가지 전기차의 핵심부품은 개발을 마쳤지만,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개발에서 뒤쳐진 유럽과 일본지역 업체들은 곧바로 전기차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어서, 시장에서는 멀지않은 장래에 전기차 기술격전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친환경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서의 경쟁은 현대차가 승리했지만 계속되는 후반부 기술력과 마케팅 전쟁에서는 현대차의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후반부에도 성공을 이어가려면 또다른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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