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왕자'가 증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우디 제2왕위계승자이자 세계 최대 원유 생산업체 아람코의 최고위원회 의장인 모하마드 빈 살만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산유국) 모두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지 않으면 우리도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는) 하루 100만배럴을 더 생산할 능력을 갖고 있다"며 "당장 하루 생산량을 1150만배럴로 늘리고 6개월 내 1250만배럴로 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자는 또 "사우디가 증산을 위해 시설 투자를 진행하면 하루 생산량을 최대 2000만배럴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왕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산유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이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지난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줄면서 일일 산유량이 420만 배럴에서 절반 정도로 줄었다.
올해 1월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풀린 후 산유량을 일일 330만 배럴 수준으로 늘렸으며 이는 국제유가 하락의 한 원인이 됐다.
이란은 더 나아가 내년 3월까지 제재 이전 수준 회복을 공언하고 있다.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주요 산유국 회담에도 불참을 선언했다. 산유량 동결이 목적인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빈 살만 왕자는 "사우디는 다른 산유국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충격이 적다"며 "유가 상승에 기대지 않는 우리만의 방안이 있다"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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