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국내 토종 사모펀드 1호, 보고펀드의 행보가 최근 부쩍 눈에 띄는 모습이다.
지난 30일 12.67대 1로 마감한 동양생명의 공모주 청약에서 보고펀드의 지분 1560만7000여주 가운데 107만주가 구주매출 방식으로 상장됐다.
공모가가 1만7000원에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보고펀드의 동양생명 지분 매각액은 181억 9000만원에 달한다.
지난 2007년 10월 금융감독위원회는 보고펀드가 동양생명보험의 전환 우선주 240만 9000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지배주주가 되는 것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보고펀드는 동양생명의 4대 주주로 떠오르면서 경영의사 결정 참여권을 행사하게 됐다.
당시 보고펀드에 대한 금융위의 지배주주 승인은 사모투자펀드(PEF)가 보험사의 지배주주가 되는 첫사례로 기록됐다.
이후 작년 초 보고펀드가 동양파이낸셜과 동양캐피탈로부터 지분 6.05%(515만주)를 643억원에 추가 매입하면서 3대 주주로 뛰어올랐다.
보고펀드는 동양생명 공모주 청약 전까지 지분 16.13%를 보유하면서 동양파이낸셜(31.86%)과 동양캐피탈(16.85%)에 이은 3대 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005년 설립된 보고펀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독립계 사모투자전문회사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출신인 변양호씨와 이재우씨가 공동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보고펀드는 2007년 초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레인콤(현재
아이리버(060570)) 유상증자에 참여해 600억원을 투자하면서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2006년 말엔 생활가전 업체 노비타에, 2007년 말엔 반도체에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실트론에 투자했다.
보고펀드 행보 관련 최근의 이슈는 비씨카드 인수였다.
지난 8월 보고펀드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30.68%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지분 확보를 위해 현재 국민은행(4.95%), 부산은행(4.03%), 씨티은행(1.98%)과 접촉 중인 보고펀드가 세 은행의지분 10.96%를 모두 인수할 경우 비씨카드 보유지분은 41.64%에 달하게 된다.
최근 KT가 비씨카드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보고펀드의 이른바 대박 기대감이 일고 있다.
보고펀드는 주당 14만4000원, 총 1944억원으로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의 보유 지분을 인수했다.
KT가 뒤늦게 비씨카드 인수에 뛰어들면서 비씨카드 가치는 크게 오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고펀드는 지난해 금융위기하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향후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증시가 상반기와 같은 강한 랠리를 펼친다면 보고펀드는 국내 첫 민간 PEF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공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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