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부실 증가에 따른 대손비용 부당 증가로 손익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끊어내는 것이 농협금융의 살길이다. 앞으로 조선·해운 등 5대 취약업종에 대한 신규여신은 당분간 취급하지 않겠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3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조선·해운사의 구조조정 가속화되면서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실적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농협은행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창명해운을 비롯해 총 총 3328억원이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이 기간 농협은행의 당기순익은 1년 전보다 63.2% 급감한 322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만 STX조선해양의 대손충당금으로 4600억원을 쌓았다. 그 결과 이 기간 농협금융은 21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여신심사의 강화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산업 부실화를 감시하기 위해 지주 내 산업분석팀을 신설해 외부 전문인력을 채용했다. 분석대상 업종도 기존 24개에서 143개로 확대했다.
또 농협은행의 신용감리부 인력을 지난 2014년 30명에서 올해 52명까지 늘리고 조기경보시스템·편중 여신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김 회장은 직접 경영간담회를 주관한다. 은행 내에는 건전성 관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매일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향후 2년 이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여신을 전수 조사해 이에 대한 대책도 수립한다.
김 회장은 이어 해외진출과 핀테크 사업 진출 등 미래산업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해외진출을 위해 올해 중국 공소그룹과의 연계 합작사업을 구체화한다. 올해 농협캐피탈이 공소그룹의 융자리스회사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리스 회사를 출범한다. 합작 손해보험사 설립도 논의 중이다. 미국에서는 연내에 농협캐피탈-LS엠트론의 합작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핀테크 사업으로는 오는 7월 금융권 최초로 전 계열사의 상품을 통합한 인터넷 융합플랫폼 '올원뱅크'를 선보인다. 안정적인 IT 운영을 위해 내년 10월 경기도 의왕시에 통합 IT센터도 구축키로 했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이 저금리·저성장 기조의 정착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라며 "농업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현지에 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에 대해 김 회장은 "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며 "은행의 경우 개인별 평가시스템 지표를 개발하는 등 직무분석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노조와도 협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3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농협금융 기자간담회에서 김용환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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