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 '수은 출자'보다 '자본확충펀드' 고려"
"담보없이 주는 것은 상상도 못해…'손실 최소화 원칙' 지켜야"
2016-05-05 12:00:00 2016-05-05 12:00:00
[프랑크푸르트=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으로 수출입은행 출자보다는 은행 자본확충펀드 도입을 거론했다.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만 거치면 가능한 수출입은행 출자의 경우, 말 그대로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담보없이 유동성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소위 담보로 잡을 만한 '손실 방지 장치'가 없기 때문에 자칫 손실을 볼 경우 한국은행이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반면에 은행 자본확충펀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시행했던 것처럼 다른 금융기관에 한은이 대출해 우회적으로 국책은행 발행 채권을 매입하는 방법이다. 한은 입장에서는 중앙은행의 '손실 최소화의 원칙'에 따라 은행 자본확충펀드 방안이 훨씬 손실이 적기 때문에 더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4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기간 중 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중앙은행은 구조조정 전문기관이 아니며 구조조정은 정부가 주된 역할"이라면서 "기업 구조조정에 발권력을 동원한다면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중앙은행이 어떤 형태로든 간에 기업 구조조정에 역할을 하게 된다면 손실을 최소해 해야 한다는 게 기본원칙"이라며 "중앙은행이 국가의 자원을 배분하는데 손실을 허용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손실 최소화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한은법에 보면 곳곳에 제동장치가 있다. 확실한 담보가 있어야 하고 이럴 경우에만 발권력이 나간다"면서 "오죽하면 담보로 국채나 정부보증채가 있겠냐. 중앙은행 결정은 손해를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담보없이 준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것이기에 (손실 최소화) 원칙이 지켜지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발언으로 비춰보면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으로 수출입은행 출자는 손실 최소화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손실이 적은 은행 자본확충펀드 등을 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테스크포스(TF)에서 한국은행의 적극적 역할 수행에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모든 논의는 협의체에서 충분히 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갖고 협의체에서 논의할 것이고 한은이 필요하고 누구나 한은이 해야 한다는 역할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4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기간 중 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 ADB공동취재단
 
프랑크푸르트=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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