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의 상업용 드론 신제품 '매트리스 600'. 사진/박현준 기자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국내 영상기기 시장이 외산 제품에 점령당하고 있다. 각종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텍스트보다 영상이 포함된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촬영기기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영상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드론(무인비행장치)은 세계 1위인 중국의 DJI가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DJI는 일반 소비자용부터 영화·방송 촬영 등 전문가용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며 전 세계 드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DJI는 지난 2월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3월에는 서울 홍대 인근에 플래그십 스토어도 마련하며 한국 드론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플래그십 스토어를 중국 외 해외에서 오픈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초고속 인터넷 등 IT 기반시설이 잘 갖춰졌고,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등 시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국내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분석된다.
DJI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I)에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상업용 드론 ‘매트리스 600’과 짐벌 카메라 등 신제품을 대거 전시했다. DJI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다른 업체와 공동으로 전시부스를 꾸렸지만 올해는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며 “국내 다양한 전시회에 적극 참여하며 DJI의 제품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드론 제조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다양한 드론 관련 기업들이 있지만 DJI 같은 대표 기업은 없다. 지난해부터 드론 사업을 시작한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ESV의 임현 이사는 “드론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이 더 중요한데, DJI는 자동항법 등 드론 관련 SW 기술력을 갖춰 국내 기업보다 앞서 있다”며 “국내에서 드론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실제 수요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아 업체들이 드론 사업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드론 시장 규모는 2014년 154억원, 올해 278억원에 이어 2019년에는 1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사진 및 영상 촬영기기인 디지털카메라는 이미 캐논·니콘·소니 등 일본계 업체들이 장악했다. 그나마 미러리스 카메라를 꾸준히 출시하던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3월 ‘NX500’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으면서 국내 기업의 명맥이 끊겼다.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은 캐논과 니콘이, 미러리스 카메라는 소니와 캐논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렌즈교환식과 렌즈일체형을 합한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 규모(최종 소비자 판매량 기준)는 약 70만대에 달한다.
니콘의 360도 카메라 '키미션360', 사진/박현준 기자
가상현실(VR)이 IT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며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가 신제품을 내놓은 360도 카메라 시장도 해외 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가 ‘기어360’, LG전자가 ‘360캠’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도 거세다.
필름 카메라로 유명한 일본 제조사 리코는 지난 1월 국내에 360도 카메라 ‘세타S’를 출시했다. 액션캠 전문 기업 고프로도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송장비전시회(NAB) 2016에서 액션 카메라 6대로 360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옴니’를 공개했다. 니콘은 올해 중으로 360도 카메라 ‘키미션360’을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나눠 출시할 계획이다. 키타바타 히데유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는 지난 P&I에서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VR 콘텐츠가 빠르게 퍼질 수 있는 시장”이라며 “니콘도 키미션360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해 VR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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