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지난 2월 말부터 시행되고 있는 해외주식형 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으로 국내에 설정된 해외주식형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로서는 선택의 기회가 넓어졌지만, 펀드 옥석가리기를 위해서는 그만큼 고민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수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펀드를 고르는 방법은 하향식과 상향식이 있다”며 “하향식을 통해 유니버스를 압축하고, 상향식으로 최종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가 말하는 하향식은 스크리닝을 통해 펀드를 제거하면서 개수를 줄이는 방법을 말한다. 반면에, 상향식은 정성적인 판단 등을 거쳐서 개별 상품에 집중하는 식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를 고르는 방법은 하향식과 상향식이 있다”며 “하향식을 통해 유니버스를 압축하고, 상향식으로 최종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뉴시스
헷갈리는 상품들…투자할 대상을 먼저 좁혀라
먼저 투자할 펀드를 폭을 줄일 때 가장 쉽게 활용해볼 수 있는 방법은 설정액을 기준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실제 턱 없이 작은 규모로는 펀드를 운용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고, 처음 접근하는 투자자에게 신뢰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 펀드평가사는 설정액이 100억원을 넘는 상품만을 대상으로 수익률 추이 등을 분석해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100억원 이상 규모의 상품으로 투자 대상을 좁히면 총 722개 해외주식형 펀드가 270개로 대폭 줄어든다.
이와 비슷하게 상품 운용기간도 살펴야 한다. 운용기간이 짧으면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해 왔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용기간이 1년 미만인 펀드를 제외하면 대상이 244개로 줄어든다.
문수현 연구원은 “설정액과 운용기간을 살핀 후에는 정량적분석으로 안정적인 운용능력이 검증된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정량적분석으로 펀드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장에 설정된 펀드를 유형별로 분류한 후에 등급을 부여하는데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운용역량 등을 반영한다.
예를들어 ‘안정성’을 평가하는 항목에는 월간 승률, 원금보존능력, 표준편차가 있다. 펀드의 월간 플러스수익률 발생 비율을 통해 성과가 얼마나 일관성 있느냐를 측정하는 것이 월간 승률, 최근 1년간 원금 손실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원금보존능력이다. 또, 펀드 수익률의 표준편차로도 안정성을 가늠한다. 이밖에 설정액 증감은 ‘활동성’의 지표가 되고, 펀드매니저 경력 등은 ‘운용역량’의 평가항목에 반영한다.
이와함께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경우 위험조정수익률만 사용해 등급을 매기는데 3년, 5년, 10년의 등급을 가중평균해 종합등급을 매기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위험조정수익률은 펀드 수익률의 상승과 하락 등 위험(변동성)이 패널티로 작용해 조정된 수익률을 말한다. 모닝스타의 등급별 펀드 분포를 보면 최고 등급인 5성등급(5star)이 전체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정성적 평가로 개별펀드에 집중
NH투자증권이 정량적 분석을 거쳐 유망한 해외펀드를 국가별로 추린 결과, 미국에서는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삼성미국대표주식증권자투자신탁’, ‘피델리티미국증권자투자신탁’이 꼽혔다.
글로벌 대상 펀드 중에서는 ‘유리글로벌거래소증권자투자신탁 1’, ‘하나UBS글로벌인프라증권자투자신탁’, ‘에셋플러스 글로벌리치투게더 증권자투자신탁 1’,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 ‘피델리티월드Big4증권자투자신탁’ 등이 해당됐다.
유럽 펀드로는 ‘피델리티유럽증권자투자신탁’,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 ‘신한BNPP봉쥬르유럽배당증권투자신탁 1’ 등이 꼽혔다.
중국 펀드의 경우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UH)’, ‘하나UBS China증권자투자신탁 1’, ‘에셋플러스차이나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 ‘신한BNPP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 1(H)’, ‘삼성차이나증권자투자신탁 1’ 등이 해당됐다.
이밖에 이머징 국가 중에서는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 ‘삼성아세안증권자투자신탁 2’, ‘알리안츠브릭스증권자투자신탁’,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증권투자신탁 1’, ‘JP모간중남미증권자투자신탁’, ‘슈로더브릭스증권자투자신탁E’ 등이 선정됐다.
이렇게 정량적 평가로 투자할 만한 상품을 추려냈다면 개별펀드에 집중해야 하는데 정성적인 평가로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성적 평가 요소로는 펀드 스타일 변화, 운용 프로세스 및 시스템, 매니저 변동 등이 포함된다. 문 연구원은 “펀드를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가치주와 성장주, 대형주와 중소형주 등 스타일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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