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회동에 대해 “할 말을 다했다”면서 “박 대통령도 (사안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하며 ‘의도는 알겠다’ 정도로 답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아쉬움이 있는 회동이었다는 기색이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회동 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특별법 연장, 남북관계 개선 등 현안들에 대한 질문 내용과 박 대통령의 답변을 상세히 소개했다.
노동 관련법 개정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노사 합의로 추진해야 한다”며 “일방적인 추진은 성공하지 못한다. 노·사·정 합의로 공정한 평가 기준을 마련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해야하고 공공기관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민간으로도 전파된다. 공정한 평가를 기준으로 해서 실시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현장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 불법·탈법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씀을 강하게 드렸다”고 소개했다.
누리과정(무상보육)에 대해 박 원내대표가 “금년에는 예비비로 긴급 지원하고 내년부터 전액 국비지원을 해야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박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 국회에서 협의를 하면 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명확히 말씀하지 않았지만 내가 받은 감으로는 누리과정 예산(문제)에 대해서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주한미군이 지카바이러스 실험을 추진했다는 보도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정부가 철저히 조사해서 실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통해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시한을 연장하고 선체 인양 사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박 원내대표의 말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연장하면 국민의 세금도 많이 들어가고 여론도 찬반이 있다. 국회에서 협의를 해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본 입장을 고수했다.
세월호 참사 후 약속한 '정피아' '관피아' 금지대책이 지켜져야 한다는 말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사실상 낙하산 인사는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검증 절차가 까다롭고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도덕성과 전문성 검증해서 하는데 정치인이라고 해서 기회를 차단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한 내용을 소개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 선제적인 정상회담 제안 필요성을 제기한데 대해서는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계속 보유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국제사회가 이번만큼은 안된다는 공감대가 있지 않느냐”며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회동 결과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고 느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내가 여기에서 평가하기는 그렇다”면서도 “그렇게 느꼈다면 그렇게 쓰시라”고 답했다.
다만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광주민주화운동 공식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이 “보훈처에 좋은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답한 점이나, 3당 정책위의장과 경제부총리가 민생점검회의를 개최하는데 합의한 점은 성과로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회동결과 브리핑을 하기 전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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