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정부가 주택공급을 민간에 자발적으로 맡기며 손을 놓은 사이 올해도 역대 최대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주택공급이 지속되면서 이들이 입주에 들어가는 시점에는 가격이 폭락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벌써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물 들어올 때 노젓자는 건설사들의 공급물량 확대 기조에 시장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 인허가 실적은 16만3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나 급증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76만5000여가구의 인허가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또 다시 최대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총선이 끝나면서 분양물량도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물량은 5만4500가구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56%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 역시 지난해 2만8700가구에서 올해는 6만2600가구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3월 분양물량이 다소 줄었지만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본격화되면서 상반기 예정 물량만 18만38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역대 최대 물량이 쏟아졌던 지난해보다도 많은 물량이다.
이처럼 역대 최대 기록이 지속적으로 갱신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는 공급조절에 손을 놓은 모습이다. 민간의 자발적 조절에만 기대하고 시장 개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이 역대급 공급이 이어지면서 향후 입주폭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 침체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미 과잉공급에 대한 시장 폭락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뉴스테이 등 서민주거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물량은 법을 바꿔가면서 공급에 열을 올리면서 향후 입주시점에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경우 깡통주택 우려까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에 따른 향후 주택시장 가격 폭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손을 놓고 있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김용현 기자
특히, 지방은 이미 가격 약세가 시작됐지만 공급이 이어지면서 시장 폭락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등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는 곳은 여전히 실수요가 뒷받침되면서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방은 이미 기존 주택시장 수요는 크게 줄었다"면서 "그동안 공급된 물량들의 입주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공급이 넘쳐 가격 약세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분양시장은 호황을 누리는 이상과열이 지속되면서 공급이 줄고 있지 않아 향후 가격 폭락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집계결과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은 0.4% 올랐지만 지방 5개 광역시는 0.1% 상승에 그쳤고, 기타 지방은 0.1% 떨어지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구는 0.9%, 경북은 0.8%나 떨어지는 등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충북과 충남 역시 각각 0.4%와 0.3% 하락했다.
주택거래량 역시 4월말 기준 28만57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나 줄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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