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화웨이가
삼성전자(005930)와의 특허소송을 통해 돈과 위상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화웨이는 중국과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상황으로 안방에서의 우세가 점쳐진다. 특허 전문가들 중심으로 현지 법원이 자국기업에 우호적인 판결을 내릴 것이란 견해가 높다. 중국은 2심이 최종심이라 재판이 빠르게 전개된다. 중국에서 승소한 판례를 바탕으로 미국 재판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30일 한 특허 전문가는 “중국 법원에서 자국 기업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심하다”며 “외국 기업들은 가질 수 없는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맞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장을 본 뒤 판단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소송 방어에만 집중해서는 불리할 수 있다”며 “맞소송을 제기해 협상 가능성을 넓히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1차적 목표는 특허 로열티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하지 않았다. 물밑에서 삼성전자와 특허 라이선스 협상을 하다 틀어져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양사가 로열티 수준에 합의하면 분쟁이 빨리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화웨이 측은 “삼성도 화웨이에서 필요한 라이선스를 취득하길 바란다”며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화웨이는 표준특허 확보에 중점을 두고 고액의 로열티를 받는 퀄컴의 전략을 따르고 있다. 중국 국가지식산권국은 지난 11일 화웨이가 애플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수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에 제공하는 라이선스는 무선통신 표준특허다. 화웨이는 이번 소송에서 통신 표준특허 침해 11건을 주장했다.
2016 MWC에 참가한 화웨이. 사진/뉴시스
소송의 또 다른 목적은 브랜드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도 2011년부터 애플과 세기의 소송을 벌이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성장했다. 막대한 홍보효과와 함께 시장 입지도 굳혔다. 화웨이는 3년내 세계 휴대폰 업계 1위 달성을 목표로, 삼성과 애플을 넘어야 할 경쟁상대로 내세웠다.
화웨이의 기술 개발 및 브랜드 전략은 국가적 지원과 시너지를 낸다. 시진핑 정부는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자국 기업 브랜드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강화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전략이 주된 내용이다. 정부의 파격적인 R&D 지원 아래 중국은 최근 2년간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선봉이 화웨이다. 지난해 3898건으로, 기업 특허 출원에서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국제특허 출원을 주도하는 것은 자국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 덕분”이라며 “이제는 출원에만 집중하기보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지재권 보호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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