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욱의 가요별점)'역주행의 아이콘' EXID의 이유 있는 변신
2016-06-01 15:20:03 2016-06-01 15:20:03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EXID는 '역주행의 아이콘'이죠. 지난 2014년 발표한 노래 '위아래'로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을 펼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는데요. 당시 멤버 하니의 섹시한 매력이 담긴 '직캠'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노래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습니다.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걸그룹 EXID. 사진/바나나컬쳐
 
이후 EXID는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습니다. '위아래'를 살짝 비튼 스타일의 신곡들을 내놓으면서 인기 굳히기에 들어간 건데요. EXID가 지난해 발표한 '아예'(Ah Yeah)와 '핫핑크'(Hot Pink)는 모두 '위아래'를 연상시키는 노래였죠. 반복되는 가사의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EXID의 섹시한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멜로디로 구성된 곡이라는 점에서 그랬는데요.
 
그런데 EXID가 1일 발표한 첫 정규앨범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입니다. EXID의 '이유 있는 변신'인데요. 가요계는 경쟁이 워낙 치열한 곳이죠. EXID가 섹시한 매력을 뽐내며 많은 남성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더 섹시하고 더 예쁜 후배 걸그룹에게 언제 밀려날지 모릅니다. 이런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음악이 답입니다. 차별화된 음악 색깔과 뛰어난 음악성을 갖춘 팀들이 오랜 기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높죠.
 
EXID의 첫 정규앨범은 음악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EXID의 노력이 엿보이는 앨범입니다.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가 이 앨범에 담겼는데요. 멤버 LE는 유명 작곡가 신사동호랭이와 함께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았습니다.
 
타이틀곡은 '엘라이'(L.I.E)인데요. 이별 후 남자의 거짓말로 인해 생기는 감정의 변화에 대해 노래한 곡입니다. 의심, 슬픔, 미움, 짜증, 분노 등 감정의 변화에 따라 진행되는 곡의 구성이 인상적인데요. 거짓말을 뜻하는 영어 단어 'LIE'의 스펠링을 빠르게 읽어 표현한 훅(Hook)은 중독성이 있습니다. '엘라이'를 통해 EXID 멤버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보컬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특히 여성 아이돌 중 가장 뛰어난 래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LE는 특유의 독특한 음색으로 인상적인 랩을 선보여 귀를 사로잡습니다.
 
EXID 멤버들의 솔로곡과 듀엣곡이 앨범에 실렸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멤버들의 다채로운 매력이 담긴 노래들인데요. '헬로'(HELLO)는 하니의 솔로곡입니다. 하니는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로 이 곡을 소화해냈는데요. 평소 예쁜 외모와 털털한 성격으로 많은 남성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하니가 보컬리스트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3%'는 솔지의 솔로곡입니다. 팀의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솔지는 이별에 대해 노래한 이 곡을 통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곡의 도입부에서 감성적인 보컬을 들려주며 듣는 이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시는 솔지는 하이라이트 파트에서는 시원한 고음을 선보이며 가창력을 뽐냅니다.
 
그리고 '냠냠쩝쩝'은 정화와 혜린의 듀엣곡인데요. 두 사람의 귀여운 매력이 담긴 재밌는 곡입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끼니를 거르는 남자친구를 위해 맛있는 식사를 준비한다는 내용의 가사가 이 노래에 담겼는데요. 정화와 혜린은 그동안 EXID가 선보였던 음악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색채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이밖에 팬들을 향한 EXID의 메시지가 담긴 '여름, 가을, 겨울, 봄', LE가 작사, 작곡한 노래 '데려다줄래', 반복적인 후렴구가 인상적인 '크림'(CREAM), 시간이 갈수록 당연해지는 상황이 많아지는 연인 사이에 대해 노래한 '당연해', 화려한 사운드와 그루브한 리듬이 인상적인 노래 '굿'(GOOD) 등 총 13곡이 이번 앨범에 실렸습니다. EXID가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소화할 수 있는 음악적 역량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앨범이네요.
 
< EXID 정규 1집 'STREET'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기대 이상의 음악적 스펙트럼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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