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스마트폰 성장률 한 자릿수 시대를 맞아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북미, 서유럽, 일본, 아시아태평양 등 스마트폰 성숙지역은 물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도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이 신시장으로 꼽히지만 이미 저가경쟁이 치열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여러 시장조사기관들이 올해 스마트폰 성장률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9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15억대로 지난해에 비해 7%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14.4%)의 절반 수준이다. 가트너는 2020년 스마트폰 판매량이 19억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로베르타 코자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성숙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사용주기는 2.5년으로 연장되고 있다”며 “이러한 양상은 향후 5년 동안은 급격하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3.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10.5%)와 2014년(27.8%) 증가율에 비해 급격히 낮아진 수치다.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J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중국까지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차기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도도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와 인도 현지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인도의 휴대폰 평균 판매 가격은 가격경쟁으로 70달러(약 8만원) 미만이다.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잠재 고객은 많지만, 제조사들은 저가경쟁에 시달리며 수익을 내기 어려워 한다. 이영소 한국IDC 연구원은 “인도나 인도네시아는 휴대폰 평균 판매 가격이 워낙 낮아 그만큼 제조사들이 많이 팔아야 하는데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며 “제조사가 통신사나 유통업체와 손잡고 저가 제품이나 각종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사들은 각종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자사 충성 고객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엣지를 24개월 할부로 구매하면 1년 후 나머지 할부금 없이 갤럭시S8 등 새 갤럭시 모델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갤럭시 클럽’을 선보였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S를 발표하면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내놨다. 월 3만원 가량의 비용을 내면 12개월 후 신형 아이폰으로 교체해주는 방식이다.
코자 연구원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2년 이상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모든 사용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조사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들고 나온 이유는 기술 업데이트가 점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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