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1년 만에 금리인하 단행으로 시장의 예상을 뒤엎은 결과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2014년 8월과 10월, 지난해 3월과 6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11개월 연속 동결했다.
12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한 것은 우선 부진한 국내 경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는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5% 성장하는데 그쳤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된 지난해 2분기(0.4%) 이후 최저 수준으로 2분기 연속 0%대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경기 부진 흐름은 한은의 금리인하 단행을 부채질했다. 한은은 지난 4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8%로 하향조정한 바 있는데, 이번 결정으로 경기회복의 발판을 마련해 2% 후반대의 성장률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경제는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소비 등 내수의 개선 움직임이 약화된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하다"고 진단하면서 "앞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내외 경제여건 등에 비춰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8일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보완방안이 발표되면서 앞으로 예상되는 고용·투자 위축 등 후폭풍에 선제대응하겠다는 뜻도 엿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실물경제와 경제주체의 심리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접근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자본 유출입 동향, 기업 구조조정 진행 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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