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한 필수서류인 원산지증명서 발급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지난해 12월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업무 시작 이후 올 5월 말까지 총 3만1488건(4조원 규모)을 발급했다”며 “FTA 발효 6개월을 맞는 6월20일에는 3만6000건을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원산지증명서는 수출국 주재의 수입국 영사 또는 수출지 상공회의소가 물품의 원산지 또는 제조원산지를 증명하는 공문서다. 수출입 양국 간 체결된 관세율 협정에 따라 저율의 관세 특혜를 받고 있는 경우, 수입지 세관에 원산지증명서로 수출국 원산지임을 증명해야 한다.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는 발급 건수와 금액 모두 대폭 늘었다.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 건수는 5월 기준 7835건으로, 연초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250건에 달하는 증명서가 발급된 셈이다. 발급 금액도 9100억원으로, 올 초에 비해 37% 상승했다.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건수 및 금액 추이.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업종별로는 한·중 FTA의 대표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화학, 기계, 소비재, 철강, 전자전기, 자동차부품 업종의 원산지증명서 발급건수가 늘었다. 그중에서도 전체의 54%를 차지하는 '빅3' 품목인 화학, 기계, 소비재의 증명서 발급건수는 연초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소비재의 경우 한류열풍으로 중국 내 수요 증가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반면 조선업 관련품목은 한 건도 없어 업종별 명암이 드러났다.
지역별 발급건수는 화학, 철강, 기계 관련 산업단지나 공단이 밀집된 수도권 지역의 비중이 높았다. 전국 상공회의소별 발급건수 분석 결과, 서울이 2만2193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학·전기 관련 업종 비중이 큰 안양(1324건), 철강·기계 관련공단이 밀집된 인천(929건), 대구(862건), 부산(676건), 화성(617건) 순으로 나타났다.
금액별로는 1억원 미만 원산지증명서 발급요청이 2만3543건으로 전체의 약 75%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이 원산지 증명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 6754건(21.4%)으로 뒤를 이었다. 건당 수출금액이 5억원을 넘는 경우는 1191건으로 전체의 3.7%에 그쳤다.
한편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원산지증명 사후검증 요청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유럽연합(EU) FTA와 한·미 FTA가 각각 발효 2년차에 사후검증이 급증했던 전례에 비춰, 올해부터 한·중 FTA에 대한 원산지 사후검증 요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후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기업은 관세추징은 물론 과태료 및 향후 FTA 특혜 적용 배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