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전세계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무섭다. 최근 3년새 중국은 대형 LCD 시장 점유율을 두배 끌어올렸다. 한국은 간신히 선두를 지켰지만 하락세를 지속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나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등으로 고급 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아직 시장이 태동 단계인데다 기술력도 부족해 갈 길이 멀다.
19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분기에 9인치 이상의 대형 LCD 시장에서 3831만대를 출하해 약 2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 2013년 1분기에 2920만대를 기록하며 13%의 점유율에 그쳤지만 3년 만에 점유율을 두 배 늘린 셈이다. 탄탄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강력한 디스플레이 육성 정책이 중국 성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2012년부터 32인치 이상 LCD 패널의 관세율을 3%에서 5%로 높이는 등 자국 LCD 산업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보호 속에서 BOE와 차이나스타 등 중국의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대만은 3년전에 비하면 출하량이 줄었지만 1분기에 약 5000만대의 LCD를 출하하며 39%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AUO는 2450만대, 이노룩스는 2300만대의 대형 LCD 패널을 각각 출하하며 삼성디스플레이(2290만대)를 앞질렀다. 1분기 대형 LCD 시장에서 중국과 대만의 출하량을 합하면 8830만대로 점유율이 약 65%에 달한다. 이는 6060만대(39%)에 그친 한국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한국은 2013년 1분기(약 49%)보다 약 10% 점유율이 감소했다.
이처럼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이 기존 디스플레이 시장의 먹거리였던 대형 LCD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자 한국은 고급 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OLED를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 낙점하고 대중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고 중국 TV 제조사들도 OLED에는 반응이 미지근하다. 중국 스카이워스 등의 제조사들이 지난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아 OLED TV를 내놨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이마저도 끊겼다. 1분기에는
LG전자(066570)만이 OLED TV를 출시했다. OLED는 LCD보다 색재현율과 명암비 등에서 우수한 디스플레이로 평가받지만 아직 비싼 가격과 부족한 공급량 등이 발목을 잡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1위이지만 대형에서는 QLED로 눈길을 돌렸다. QLED는 유기물을 발광소재로 쓰는 OLED와 달리 무기물인 퀀텀닷을 발광소재로 사용한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소재를 사용하므로 빛을 쏘는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와도 구분된다. 하지만 QLED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의 기술이라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형 LCD 시장에서 한국을 추격했다”며 “한국은 아직 중국이 따라오지 못한 OLED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힘을 쏟아 고급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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