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세 번째 표 대결도 이변 없이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이 '포기'가 아닌 '재반격'을 선언했다.
26일 SDJ코퍼레이션 등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주총회 결과에 관계 없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에 대한 이사직 해임안을 재차 상정할 뜻을 밝혔다.
앞서 25일 오전 도쿄 일본롯데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해임안이 주주 과반 이상 의결로 부결됐다.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회 등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를 재차 보여준 결과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손에 쥔다면 한·일 롯데그룹을 총괄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롯데그룹은 주총 결과에 대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현 경영진이 이뤄 낸 경영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롯데그룹은 한·일 롯데 통합경영의 시너지를 통해 국가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패장'인 신 전 부회장은 오히려 '무한 주총 소집' 전략을 꺼내들며 공세 수위를 더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날 주총 패배 직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표면적인 결과와 달리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말과 함께 "다음 주총에서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주총 승리에도 불구하고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롯데 안팎에선 앞서 두 차례 주총에서 승리한 신 회장이 이번에도 승리할 경우 경영권분쟁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금을 경영권 탈환의 적기로 보고 있어 분쟁은 더 장기화 될 공산이 크다. 이에 신 회장은 친형과 검찰을 압박을 동시에 극복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다음 주말 이후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는 신 회장 등 오너가를 집중 겨냥한 상태로 그가 귀국하면 수사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형과 본격적인 공세를 펼칠 검찰을 동시에 상대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주총을 승리했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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