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7월 국내증시는 불확실성과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의 이탈이 우려됩니다. 다만, 정책 모멘텀 등에 따라 빠르게 안정세를 찾으며 지수 반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국내증시가 하락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달 국내증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와 EU 체제붕괴에 대한 우려까지 확산되며 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외국인 자금 이탈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브렉시트는 단순히 영국 경제와 영국 금융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며, 향후 EU 체제 붕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약세는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과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확산시켜 국내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우리나라의 영국 무역비중이나 익스포져 규모를 감안하면 브렉시트에 따른 국내 경제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다르다”며 “국내증시가 박스권을 형성한 지난 2011년 이후 특히 더 강화되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 등락의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7월에는 환차손 우려와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에 따른 자산배분 차원의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며 지수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5월말 기준 외국인 전체 보유규모의 8.4%(36조5000억원)를 차지하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국내주식 보유국으로 국내증시 외국인 수급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자금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사진/권준상 기자
다만, 김 연구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 공조 가능성과 주요국 중앙은행 추가 부양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달러 강세폭을 제한하며 우려를 완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또 7월말부터는 이러한 글로벌 정책 공조, 주요국 부양책이 투자심리를 빠르게 안정시키며 지수 반등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등 주요국의 정책 공조가 다시 살아나며 시장은 빠른 안정을 되찾고, 내달 2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28~29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거치며 시장 반등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어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 매파로 분류됐던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1차례에 불과할 것이란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고, 브렉시트 가결은 연내 1차례도 어려울 것이란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며 “이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은 달러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며 달러 강세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10조원 편성도 브렉시트에 따른 우려를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정부의 추경 편성은 브렉시트에 따른 우려를 완화시켜주는 긍정적인 매크로 변수가 될 것”이라며 “과거에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추경 편성 전후로 코스피는 투자심리 개선과 외국인 수급 개선이 이어지며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시즌과 관련해서는 중립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의 상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 추세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며 “2분기 실적 시즌의 긍정적 요인이 코스피 전체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대형주의 비중을 축소하고, 배당주와 경기방어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ECB와 BOJ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된 7월 마지막 주 이전까지는 브렉시트 후폭풍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주와 시클리컬 업종에 대한 비중 축소, 배당주와 경기방어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스피밴드는 1830~1980포인트로 제시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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