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스무살 청년' 코스닥의 과제
2016-07-04 06:00:00 2016-07-04 06:00:00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코스닥 시장이 개설 20주년을 맞았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 등을 목적으로 지난 1996년 7월1일 개설된 코스닥이 사람의 나이로 치면 어엿한 청년이 된 것이다. 코스닥은 시가총액 규모가 7조6000억원에서 206조원으로 확대되며 몸집이 30배 가까이 성장했고, 개설 당시 341개사였던 상장기업 수도 1168개사로 늘었다. 
 
코스닥은 짧으면 짧고 길면 긴 20년의 기간 동안 세계적인 신시장으로 성장했지만, 훌쩍 커버린 몸집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먼저 안정적인 수요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 코스닥은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88%로 높은데, 개인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과 달리 단타매매와 테마주에 쏠리는 경향이 있어 시장변동성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스닥시장에)안정적 수요 기반 확충을 위한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저해요인을 발굴·해소하고, 투자 유인책도 획기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에 비해 시장 신뢰도가 낮은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 4년 연속 적자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던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이상급등과 이에 따른 코스닥 지수 왜곡현상이 발생하며 코스닥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에 다시 한 번 금이 가기도 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이 상장된 미국 나스닥처럼 코스닥을 대표할 만한 우량 기업의 시장 입성도 이끌어야 한다. 최근 코스닥 시총 3위에 올라있던 동서를 포함해 23위 한국토지신탁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주요 우량주들의 코스닥 이탈에서 벗어나 시장의 규모와 상징성을 갖춘 우량기술주, 업종을 선도할 만한 내실이 튼튼한 기업 유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보전달채널이 부족한 점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코스피 상장사에 비해 턱 없이 모자란 상장사 리포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업계 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상장사 스스로 기업설명회(IR) 개최를 확대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다른 한 편으로는 코스닥150지수 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 개발이 있었지만, 이를 더욱 활성화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밝힐 미래성장 산업의 등용문이자 인큐베이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경수 이사장이 코스닥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코스닥이 내실을 더욱 다지는 노력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의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성장하길 바래본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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